덥지도 않은데 흐르는 땀은 어떻게 고치나?

덥지도 않은데 흐르는 땀은 분명한 몸의 이상신호
살다 보면 ‘더위를 느끼면 땀을 흘린다’ 라는 이 너무나도 당연한 명제가 적용되지 않을 때가 있다. 밥을 먹으면서 이마에 땀을 흘리거나, 긴장을 하면 손 발이 축축해지기도 하고, 심지어는 추위를 느낄 때 식은땀을 흘리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덥지 않은데도 흘리는 땀이 이상하고 불편하긴 하지만,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큼 건강이 악화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 이러한 상태를 가볍게 여기면서 가급적이면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아가려 한다. 하지만 정확하게 집어낼 수는 없어도 스스로도 몸의 어딘가에 이상이 생겼음을 분명하게 의식하기에 우리는 ‘덥지도 않은데 흐르는 땀’을 자연스럽지 않다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땀이란 본래가 발한 기능, 즉 체내의 열을 외부로 발산하여 몸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기 위한 자동 메커니즘 이다. 그러므로 외부의 온도가 올라가서 더위를 느끼거나, 정신적인 긴장 작용(스트레스)으로 인해 체온이 올라가면(쉬게 말해 열을 받아도) 우리의 몸은 땀을 흘려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그런데 이러한 적합한 자극이 배제된 상황에서도 자꾸 이상하게도 땀이 난다면 우리는 이런 신호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일견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이러한 이상 신호들이, 시간이 지나면 점점 커다란 건강 문제로 자라나기 때문이다.

 

 

 

잘 때 흘리는 땀, 식사를 하다가도 흘리는 땀이 바로 이상한 땀, 즉 식은 땀이다.
만약 본인이 특별히 더운 날이 아닌데도 자고 나면 땀으로 이불이 흥건하게 젖어 있거나, 식사를 할 때마다 흐르는 땀으로 인해 화장지로 연신 얼굴을 닦는다면, 혹은 남들은 다 괜찮은데 혼자서만 더운 느낌에 계속해서 손수건을 사용해야 한다면 바로 자신이 이 ‘이상한 땀’을 흘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실제로 열이 나지 않아도 흐르는 땀을 우리는 흔한 말로 ‘식은 땀’이라 부르는데, 이는 문자 그대로 ‘식어 있는 상태로 흐르는 땀’, 즉 정상적인 원인이 아닌 연유로 흐르는 땀이란 뜻이다.

 

 

 

식은 땀의 원인과 치료법
이 식은땀이 수면과는 상관없이 흐른다면 기나 양기가 허해서 생기는 증상이다. 특히 수면 중에는 증상이 악화되다가도 잠을 깨면 땀이 멈출 경우는 혈이나 음기가 허한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기’가 우리 몸의 땀구멍을 개폐하는 역할을 하기에 지나친 과로, 잘못된 식이습관, 수면부족 같은 생활습관의 이상으로 인해 이 ‘기’가 쇠약해지면서 땀구멍의 배수 기능에 이상이 생기게 되고 결과적으로 필요보다 지나치게 땀을 흘리거나 필요한 상황에서도 땀이 흐르지 않는 현상이 생긴다고 본다.
만약, 늘 땀을 많이 흘리거나 적게 흘리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낯선 상황에서 긴장을 할 때만 식은땀을 흘린다면 이것은 심장과 담이 약해져 생기는 증상이다. 주로 장기간의 스트레스에 억눌려 공포감이나 불안감에 시달리게 되면 담과 심장에 부담을 주어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본다.

 

밥을 먹을때만 유독 식은땀이 나는 것은 위장이 허약해져 나타나기도 하지만, 본디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 사람에게도 종종 나타나는 증상이다. 소화 기능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도 체질적으로 열이 많아 땀을 흘리는 경우라면 굳이 의학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개인이 불편을 호소한다면 탕약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는 있다.
산모나 갓 출산을 한 여성이 식은땀을 흘리는 경우는 분만시 형성된 어혈이 모두 제거되지 못해 생기는 증상으로 어혈을 풀어주면서 동시에 소진된 피를 보해주는 치료를 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혈이나 음기가 부족해 생기는 식은땀을 수면중에 많이 흘리는 증상은 주로 신장의 기운과 연결지어 생각하는데, 신경쇠약이나 과한 두려움, 신장의 혈액부족, 과도한 자위행위, 폐결핵 같은 병적 원인들이 신장의 기운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날 때는 한의원을 찾아 전문가의 치료를 받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그 정도가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일상적인 음식들을 통해서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낮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때는 인삼이나 장어같이 양기를 북돋아 주는 음식이 좋고, 밤에 식은땀이 많이 난다면 소꼬리 곰탕이나 당귀차가, 머리에만 땀이 많이 난다면 냉 칡차를, 사타구니에 땀이 많이 차는 분들은 검은콩이나 검은깨를, 누런땀이 나온다면 구기자차가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