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가는 아들에게…

leaving home

우리 가족은 여름이면 캠핑을 즐겨 갑니다. 올해는 특별히 아들이 대학을 가기에 특별한 곳으로 가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들과 많은 대화도 나누고 싶었습니다. 무슨 말을 해 주어야 할지 운전을 하며 혼자 깊은 생각에 빠졌습니다. 18살까지 키우면서 아들에게 어떤 가치관을 심어주려고 노력했지만 저또한 그것이 무엇인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아내는 이번 여행의 목적지로Nova Scotia 로 결정을 해 주었고 저는 캠핑할 도구와 장소를 찾았습니다. 지도를 보니 이곳 버지니아에서 16시간 정도 운전을 해서 도착할 수 있는 곳이였습니다. 첫날부터 운전시간은 길었습니다. 묵묵히 짜증내지 않고 여행을 하는 아들이 대견스러웠습니다. 가는길에 시간이 새벽시간으로 접어들어서 휴게소에 차를 새우고 그곳에서 잠을 잤습니다.

 

하루가 지나 우린 Nova Scotia 에 도착해서 캠핑 그러운드로 향했습니다. 역시 아름다운 곳이였습니다. 텐트를 치고 밥을 짓고 가져온 한국반찬을 함께 먹었습니다. 조용한 시간과 장소를 찾으면 운전 하면서 생각해 두었던 요점들을 아들에게 말해 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먹을것도 치워야 하고 구경도 가야하고.. 좀처럼 대화 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습니다. 학교 가서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은 벌써 잔소리가 되어 버린 것 같아서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 다음날 하이킹을 하면서 대화의 문을 열어야지 하고 기다렸습니다. 저희가 하이킹한 코스는 왕복 2시간 코스였습니다. 하이킹 코스 끝에는 바다가 보이는 전경이 우리를 기다렸지만 도착하는 실은 도무지 지루하기만 했습니다. 아들은 걸으면서 짜증내는 저를 즐겁게 해주려고 무척 애를 썼습니다. 똑같이 생긴 나무숲 사이로 한시간을 걸었습니다. 도무지 기다리던 바다는 나올 것 같지 않았습니다. 한시간이 넘었을때 우리앞에 드디어 파란 파다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들에게 틈을 타서 “대학공부도 이렇게 지겨울수 있단다. 인내를 가지고 열심히 가면 좋은 것이 기다린단다” 하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은 “아빠, 저는 여기까지 오는 하이킹도 재미있었습니다.” 라는 뜻밖의 말을 했습니다. 그제서야 저는 이녀석이 대학갈 준비가 다 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머리속에 복잡했던 가치관이나 인생의 철학 등등이 사라지고 넓은 바다 앞에 앉아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