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세의 남성 B씨가 얼마전 필자의 진료실을 찾았다. 몇 달 동안 엉덩이 부분이 아파서 오셨다고 하면서 어디서 들으니 좌골신경통이라고 했다고 했다. 일단 오래 서 있으면 허리와 둔부가 아프다고 하였고 걷는 것은 오히려 차라리 낫다고 하여서 우리가 흔히 보는 좌골신경통의 이상을 가진 환자와는 다른 소견을 보이고 있었다. 진찰을 해 본 결과 엉덩이 부분에서는 특이사항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는데 이학적 검사에서 허리의 관절을 자극하여 본 결과 통증이 심해지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이런 경우 요추의 후관절에서 생긴 관절염이 둔부나 허벅지 뒷쪽으로 방사되는 경우가 될 것인데 진단에 가장 좋은 것은 자기공명영상(MRI)나 엑스레이 같은 방법보다도 내측분지 차단술이라는 주사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관절염의 증거가 영상진단법에서 보이건 보이지 않건 후관절에서 기원하는 통증은 생길 수 있어서 눈으로 볼 수 없다고 병이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흔히 후관절에서 오는 척추관절염 증상은 오진이 종종 있게 된다. 어쨌거나 B씨의 경우 내측분지 차단술을 시행한 결과 즉시 통증이 소실됨으로써 진단을 확정하게 되었고 나중에 확정된 진단을 바탕으로 고주파소작술을 시행해서 통증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그런데 69세 여성 M씨도 역시 같은 엉덩이 통증을 주소로 필자를 찾았다. 그런데 이 경우는 B씨와 달랐다. 걷거나 서있거나 하는 것도 약간 통증을 증가시키지만 흔히 말하는 가부좌를 하고 앉을 때 더 통증이 심해졌고 밤에 잘 때는 괜찮은데 낮에 활동을 시작하면 더 아프다는 것이었다. 진찰을 해 본 결과 이번에는 천장관절의 관절염으로 진단이 되었다. M씨는 천장관절의 주사술을 시행받고 약간의 소염제를 처방받았으며 장기적인 관점의 회복을 위해서 골반안정근을 강화시키는 물리치료로 의뢰되었다. 이 후에 다시 추적관찰을 위해 방문한 결과 증상의 대폭 개선이 있었음은 물론이고 현재도 열심히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예를 보자. 필자에게 여러가지 문제로 다니고 있는 58세 여성 K씨의 경우는 똑같이 둔부 통증이 있었는데 이 분의 경우는 서 있는 것보다 앉아있는 것이 더 불편했고 많이 걸으면 걸을 수록 엉덩이 통증이 심해진다고 하였다. 진찰을 해 본 결과 허리의 추간판 탈출증(디스크)로 인해서 신경이 눌린 것이 원인이었다. 이런 경우 임상적 진단만으로 확진이 어렵기 때문에 요추 자기공명영상을 반드시 찍게 되는데 검사결과 제 4번과 5번 사이의 디스크가 나와서 신경을 누르는 것이 보이고 있었다. 이렇게 진단이 되면 당연히 디스크를 치료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치료계획이 수립되게 된다. 다음 기회에 이런 경우 치료를 어떻게 하는지, 그리고 어떤 다른 둔부 통증의 원인이 있는지 찾아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