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63세 여성 환자 K씨가 필자를 방문했다. 어디가 아프신가 물었더니 양 쪽 다리가 붓고 아프시다는 것이었다. 때로는 의사가 아닌 일반인에게는 어디가 아플 때 어느 과 의사에게 가야하는지 매우 혼란스러울 때가 있는데 그럴때 가장 쉽게 판별하는 방법은 내과나 가정의학과 주치의에게 가서 일단 병에 대해서 상담을 하고 필자와 같은 전문의에게 진료의뢰를 받는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그럴 시간이 없거나 이미 비슷한 문제로 해당 전문의의 치료를 받고 있다면 다시 주치의에게 돌아갈 필요는 없을 수도 있으므로 전에 무릎 통증으로 필자에게 치료를 이미 받았던 K씨 입장에서는 다리가 붓는 것도 필자에게 물어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지금 상황을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질문을 더 해보니 결국 문제는 통증이 아니고 다리가 붓는다는 그 자체였다. 통증은 아주 경미한 것이었기 때문에 이는 다리가 부어서 오는 불편감으로 해석이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필자는 통증을 보는 전문의이기는 하지만 다리가 붓는 것은 필자가 전공으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전에 내과와 가정의학과 전문의 과정을 이미 거쳐서 통증의학과 전문의가 된 필자는 다리가 부었을 때 어떻게 검사하고 어떻게 원인을 찾는지 대략적인 지식은 있지만 현재 전공하고 있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은 내과나 가정의학과 주치의에게 다시 보내드리는 것이 올바른 일일 것이다. 그래서 K씨에게 주치의에게 예약을 하고 다시 가시도록 말씀드렸다.
그런데 이게 비단 K씨만이 아니고 다리가 붓는 문제로 필자에게 상담하는 환자가 매우 많다. 다리가 붓는 것은 통증 질환이 아닌 내과적 질환일 가능성이 매우 많기는 하지만 이 지면을 빌어서 다리가 붓는 원인과 치료를 간단히나마 짚어보려고 한다.
일단 다리가 붓는다는 것은 과량의 수분이 피하에 저류될 때 생기는 현상이다. 간혹가다가 수분이 아니고 림프액이 축적되어 생기는 임파부종이라는 병도 볼 수 있는데 임파부종은 산부인과적 수술이나 암치료후에 생기기도 하고, 기생충 감염이나 손상 후에 생기기도 하는 아주 드물고 특별한 질환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수분과 축적되는 일반적인 부종에 준해서 이야기를 할 것이고 어딘가에 부딪혀서 다쳤다거나, 접질러서 삐었다거나, 화상을 입었다거나, 균이 들어가서 염증이 생긴 경우와 같이 환자 자신이 어떻게 해서 다리가 붓게 되었는지 명백한 원인을 제외한 이유가 분명하지 않은 부종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기로 한다.
일단 다음 시간에 다리가 아닌 내부 장기의 이상으로 붓는 것과 다리 자체의 원인으로 붓는 두 가지를 놓고 이야기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