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동맥류에 의한 이차성 두통

47세의 젊은 여성환자가 갑자기 시작된 두통으로 필자를 찾아 왔다. 환자는 머리의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였고 생전에 이렇게 심한 두통을 경험한 적이 전혀 없었다고 하였다. 두통외에 환자는 뒷목도 뻣뻣하다고 하였으며, 속도 미식거리며 구토를 하였으며 걷기도 매우 불편하여 어질어질 하다고도 하였다. 환자를 진찰하였을 때 두눈의 동공의 크기가 달랐으며 한쪽 동공은 빛에 대한 반응이 매우 느려져 있었다.

 

 

필자는 뇌의 기질적 이상에 의한 이차성 두통(secondary headache)을 강하게 의심하여 생사를 다투는 응급상황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응급 뇌촬영을 시행하였으며 컴퓨터 단층 촬영 스캔(CT, Computerized Tomography) 상에 뇌기저부에 출혈이 관찰되었다. 이어서 실행된 뇌혈관 조영술(Cerebroangiography)에서 불행히도 환자의 대뇌동맥(cerebral artery)의 한부위에서 꽈리모양의 뇌동맥류(Cerebral Aneurysm)가 발견되었으며 이 곳에서부터 출혈이 생겼음을 알수 있었다. 환자는 곧바로 중재적 뇌혈관 색전술(embolization)을 받을 수 있었으며 다행이도 생명이 위독한 상황을 벗어 날 수 있었다.

 

 

뇌동맥류는 뇌동맥의 일부가 꽈리모양으로 부풀어 있는 경우로 인구의 1%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에 자각증상이 없으나 일부의 경우 파열되어 뇌출혈을 일으킨다. 뇌동맥류에 의한 뇌출혈은 보통 뇌지주막(Subarachnoid) 아래의 출혈을 일으키며, 이때 머리 속에 충격과 더불어 생애에서 가장 심한 두통을 경험하게 된다. 뇌동맥류에 의한 출혈은 매년 인구 10만명당 약 10-20명 정도 발생 한다고 하는데, 이는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neurological sequelae)과 더불어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매우 위중한 신경과적 응급상황이기에, 조기에 이를 발견해야 만이 위험한 상황을 모면 할 수 있다. 뇌동맥류 파열시 약 15%에서는 출혈이 심하여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약 3% 경우 우연히 뇌동맥류가 발견되며, 여성 인구에서 약간 더 많이 발생하고 40세 이상의 연령에서 가장 흔하다고 한다.

 

 

머리가 아픈것은 일생 동안 누구나 한 번 쯤은 겪게 되는 매우 흔한 증상이지만, 위 여성 환자와 같은 갑자기 발생한 두통, 또 새로 경험한 두통, 점차 심해지는 두통, 또는 두부강직(목이 뻣뻣함), 어지러움증이나 다른 신경과적 소견이 동반되어 나타나는 두통이라면, 이를 가벼이 넘겨서는 안된다. 이런한 경우 두통은 편두통이나 긴장성 두통과 같은 흔한 일차성 두통과 달리 뇌 실질의 병변, 위의 예와 같은 뇌동맥류 파열, 뇌종양, 뇌경색 등에 의한 이차성 두통(Secondary Headache)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런 경우 반드시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진료,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