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슬레 Nestle가 버지니아로 간 까닭은? – 주간연예_버지니아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에 소재하던 네슬레 Nestlé USA는 2017년 본사를 버지니아주 알링턴 카운티로 옮겼다. 건물 옆으로 아름다운 포토맥강이 흐르고 다리 건너편으로는 조지타운대학을 볼 수 있는 그 곳. 워싱턴 디씨 인근에서 일하는 젊은 프로페셔널들로 가득찬 로슬린 Rosslyn이란 도시의 가장 높은 빌딩 27층부터 35층으로 본사 이전이 한창이다. 이로 인해 DC 메트로 지역에 약 750개의 고소득 직업이 추가된다.

유명 회사들이 저경비를 찾아 너도나도 텍사스주나 조지아주로 이전할 때, 네슬레는 왜 난데없이 생활비도 비싼 버지니아-워싱턴 지역으로 온 것일까. 본사를 한 번 옮기려면 회사는 각 변수들을 종합하여 복잡한 분석을 하게 된다. 이전함으로써 생기는 이득이 손실보다 나아야 진행이 된다. 주요 고속도로가 인접해 있는가, 고급 인재 공급이 가능한가, 지역 정부에서 제공하는 인센티브가 있는가, 임금 수준은 어떠한가, 건물 보수 및 확장에 따른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 교육환경, 교통상황 등 생활의 질은 어떤가 등. 텍사스와 조지아를 따돌린 버지니아주의 매력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북부버지니아가 위치한 DC 메트로 지역 교통상황은 뉴욕 다음 최악이고 생활비도 비싸다. 한 사람 월급으로 작은 마당이라도 있는 집에서 아이를 키우려면 한 시간 이상 운전해서 외곽으로 나가야 하거나 부부가 둘 다 벌어야 생활이 가능하다. 고용 비용을 올려야 양질의 인력들이 모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슬레가 DC 지역을 선택한 이유가 분명히 있다.
서부 끝에서 동부 끝으로 이사를 결정한 네슬레의 계산은 판을 한 번 흔들어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회사를 따라 온 주요 인재들도 있지만 캘리포니아에 남은 이들도 많다. 비는 자리는 수도권 지역에 널린 젊은 고급 인재들로 채우면 된다. 자연히 회사 문화도 바뀐다. 특히 외국인 인력의 학력수준이 내국인과 동급 혹은 그 이상을 이루는 유일한 지역이 DC 지역이고, 사이버 안보관련 인력은 단연 미국 최고다. 특히 버지니아 주 정부에서 내건 $10 Million 현금 지원과 알링턴 카운티 정부에서 약속한 $6 Million 지원이 큰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또 인사이더들은 버지니아가 고향인 고위간부가 귀향을 내심 반겼으며, 자전거광인 임직원들은 알링턴 지역의 트레일을 맘에 들어했고, 부인들도 교육 환경에 합격점을 줬다는 후문이다.

네슬레가 귀신처럼 잘 하는 것이 시대의 변화를 잘 읽고 덩치 큰 기업의 약점을 아주 잘 파악하고 있다는 거다. 각종 초콜릿 제품들, Dreyer’s Ice Cream, Gerber Baby food, Coffeemate, Nescafe 일회용 커피 등 저비용 대량생산으로 엄청난 수익을 내지만, 자체 개발에 자신이 없다면 손을 대지 않는다. 최근에는 커피 브랜드인 Blue Bottle Coffee의 최대 지분을 거액을 들여 사들였다. 아직 매장이 40여 개에 불과한 작은 브랜드인데다, 커피 가격도 스타벅스 두 배다. 드립 커피 한 잔을 시키면 온 팔에 문신을 한 젊은 남자가 신경질날 정도로 오랫동안 정성을 기울여 우려내준다. 그러나 네슬레가 주시한 Blue Bottle만의 매력은 ‘나만 아는’ 작은 인디 브랜드의 ‘쿨Cool’한 점이다. 인디 브랜드의 이미지는 자체 개발이 어렵다. 홍보할 때도 네슬레 이름을 연결시키지 않는다. 캔디회사로 알려진 네슬레의 변신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크런치바로 알려진 회사가 초콜릿 캔디사업을 팔아버렸다. Nutella를 만드는 회사인 Ferrero에게 매각한 후 그 자금으로 투자할 차세대 주력 사업은 동물관련 Pet Care 상품과 정수물 유통 보급이다. 이런 과감한 결정에 비교하면 본사 이전 쯤이야 놀랍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