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가 내린다

bob
나지막한 둔덕에서는 안개가 피어오르고,한껏 물기를 머금은 하늘에서는 맞아도 좋을 만큼의 꽃비가 내린다.
이렇게 또 한주가 지나고 두주가 지나다 보면 6월의 모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날것이고,만개했던 봄꽃들이 지고져서 꽃사태가 될것이다.
세월만큼 솔직한 것이 또어디있을까~게다가 세월은 칼날처럼 냉정하기에 뒤도 돌아 보지 않은체 제갈길을 가고 만다.
거기에 발맞추어 환경도 사람도 늘 새롭거나 ,혹은 함께 이어지는 연장이기도 하는데,나는 늘 그래왔던것처럼 낯설어서 지극이 꺼려지지 않는다면 밥먹는 것부터 트고 지내는걸 주저하지 않는다.
유년시절 늘 집안에는 사람들이 북적이고 나누어 주는 아버지의 정을 보고 자라서인지
나 또한 맘좋고 사람 향기 풀풀 나는 사람에게는 그냥 지나치지 않고 “언제 우리집에서 밥한번 먹어요”라고 서스럼없는 제안을 하곤 한다.
어쩌면 아버지가 그러하셨듯이 그것이 내 나름대로의 “소통”이고 “나눔”이고 “관계”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그 소통이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그 소통에는 애써 담아온 아픈 마음을 어렵게 들추어 내보이는가 하면, 먹먹한 눈으로 하소연 아닌 외로움을 토해 낼때도 있다.
“음식이 마음을 치료한다”라는 것처럼 두번 다시 볼 일 없는 인연일지 모를 사람과도 밥한번 먹고나면 그것이 진한 인연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 소통속에 내가 차려낸 밥상은 이렇다할 명분있는 레서피도 없고, 또한 나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비법 또한 없을 터…. 그저 내 식대로의 손맛으로 한껏 부산을 떠는것이 최선이다.
오늘은 모처럼 맘 먹고 김치담는 날 의례히 먹는 찰떡궁합 수육을 만들어 보겠다.
“돼지고기를 삶는 과정은 곧 고기 끓는 열기와 잡내와의 투쟁이다”라는 고집에 쓰레기통으로 직행할 뻔한 대파 뿌리를 과감히 냄비에 던져 놓고 된장 한 숟갈 풀고,
통후추 몇알과 먹다남은 소주(?)를 적당히 붓고, 월계수 잎은 소화기능을!!! 강화시켜 준다하여 한잎 띄워 보았다.
그리고는 선홍빛을 띤 수육용 돼지고기를 품위있고 우아하게 실로 결박하여 삶아 내주면 기본적으로 수육의 완성이다.
여기서 Tip!!! 불은 가장 쎈불로 약 45분을 난리부르스를 해주어야만 칼날이 아픔을 줄 때 육즙이라는 눈물을 흘려 준다.
그사이 냉장고에서 3주간은 족히 함께 살아왔을 오렌지를 꺼내어 거두절미하고 머리부분과 밑부분을 단칼에 자른 뒤 아직도 수분이 남아있는 오렌지 알겡이를 도려 내어 준다.
나름 “오렌지의 비애”라는 제목도 붙여준 뒤 BBQ 소스 2 스픈, 매운소스 2스픈을 넣고 도려냈던 오렌지 알갱이를 넣어준 뒤
10분간 약한 불에 은근히 졸여준 뒤 육즙이라는 눈물이 다 마르기 전에 수육을 소스에 넣고 꿀로 불링불링 윤기나게 마무리 한다.
그리고 잘라 놓았던 오렌지안에 멋찌게 데코해 준다면 수육의 또다른 변신이 된다.
벨소리 울리기 전에 오렌지 음료도 만들어 놔야겠다.
돼지고기에 비타민B1이 풍부하지만 천연 비타민C를 보충해 줄 오렌지의 달콤함과 향긋함이 통통 튀는 탄산수와 만나는 상큼한 오렌지 레이드로 결정해보자.
탄산수에 도려낸 오렌지 알갱이를 넣고 믹서에 갈은 후 꿀 한두스픈 넣어 냉장고에 넣어 뒀다 내어 놓으면 오늘의 소박한 밥상 완성!!!이로서 오늘 또한 나는 그네들과 함께할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