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가 나서 통증이 생겼다고 한다면 가장 먼저 목을 떠올릴 정도로 목의 통증은 흔한데 본 칼럼에서 이미 디스크(추간판) 탈출증과 이와 관련한 목과 팔의 통증에 대해 설명한 바가 있다. 그런데 오늘은 목의 관절이 다쳐서 생기는 통증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보통 교통사고로 목이 흔들려서 생기는 손상을 편타성 손상이라고 하고 이는 주로 근육과 인대 등 연부조직의 손상을 의미하고, 때로는 척추 관절의 골절이나 척수 손상과 같은 치명적이고 심각한 부상도 올수는 있으며 목의 관절 손상은 아마도 그 중간쯤의 상태라고 볼 수도 있다.
목에는 디스크가 보호하고 있는 경추의 앞부분과는 달리 경추의 뒷 부분에는 상하의 경추가 각각 관절면을 이루고 있는데 이 관절을 척추 후관절이라고 하며 교통사고시 목이 앞뒤 혹은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면서 후관절 증후군이라는 손상이 발발할 수 있다. 후관절 증후군의 증상이라고 한다면 목의 통증이 올 수 있고, 뒷목이 무겁고 매우 불편하게 되며, 때로는 목과 등의 연결부 혹은 견갑골 부위에 통증이 오기도 하고, 때로는 어깨나 상완부로 통증이 전이되는데, 팔꿈치를 넘어서 손이나 손목으로 통증이 내려가지는 않는다. 만약 손에 가까이 통증이나 저림이 나타난다면 디스크로 인한 신경의 눌림을 의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때로는 후관절 증후군이 목의 통증과 두통을 초래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일반적인 두통치료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2달전에 났던 교통사고로 인한 목 통증으로 필자의 진료실을 방문했던 44세의 여성 M씨의 경우 이런 후관절 증후군의 증상을 거의 다 가지고 있었다. 목이 아프고, 등이 결리고, 어깨로 통증이 전이되고 두통까지 있었는데 그동안 카이로프랙틱 치료는 받고 있었지만 통증이 너무 심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진찰 결과 후관절 증후군이 의심되어 신경차단 치료를 했더니 통증이 거의 완벽하게 소실되었다. 하지만 일주일 이상 지나면서 통증이 반복적으로 돌아와서 신경차단만으로 완치를 될 시기를 놓친 것으로 생각이 되었고 결국 고주파 신경 소작술을 통해서야 완치할 수 있었다. 치료가 끝나고 나서 환자는 몇 달만에 처음으로 밤잠을 푹 잘 수 있었다고 기뻐하였다.
목과 허리의 척추의 통증은 눈에 보이는 손상이 아니라고 과소평가되고 특히 교통사고 후의 통증은 꾀병이라도 부리는 것처럼 환자를 오해하기가 쉽다. 이런 경우 환자들은 자신의 통증뿐 아니라 주위의 오해로 더 큰 고통을 겪기도 한다. 어쨌거나 후관절 증후군과 같은 어려운 병도 치료법이 있으니 조기에 발견해서 조기에 치료하는 일이 매우 중요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