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의 한의사들이 울상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보약을 많이 팔아서 이윤을 많이 남겼는데 중국산 중금속 한약제 파동을 몇 차례 겪고 나서는 사람들이 종합 비타민이나 영양제 등 기타 건강식품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예전처럼 보약을 많이 찾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의학계에 보약이라고 칭할만한 약은 존재하지 않지만 아마도 종합 비타민이나 영양제가 그런 대체물이 될 것인데, 이런 건강식품은 미국에서도 매우 잘 팔리는 상품이고 2012년 통계에 의하면 115억불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고 하니 가히 현대판 보약이라 불릴만 하다. 이런 건강식품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요즘도 월마트나 코스코와 같은 대형마트에 가보면 눈에 띠는 것이 관절염에 도움이 된다는 여러가지 건강 식품들이다.
아마도 필자가 통증의학을 전공하는 의사이기 때문에 눈에 더 잘 보이겠지만 이런 건강식품을 보면서 혹시 나도 먹으면 관절염이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를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관절염에 특화된 건강식품으로는 Triple Flex, Osteo by flex, Move Free, Glucosamine과 같은 식품이 있는데 한결같이 관절내 연골과 관절액의 구성요소인 글루코사민 (glucosamine)과 콘드로이틴(chondroitin)을 함유하고 있다. 그런데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틴은 도대체 어떤 물질일까? 이는 흔히 당단백이라고 불리우는 물질인데 독자들께서도 당분이 뭔지, 단백질이 뭔지는 잘 아시리라고 믿는다. 하지만 이 두 물질은 당분도 아니고 단백질도 아닌 당단백으로서 분자 구조내에 당분에 해당하는 부분과 단백질에 해당하는 부분을 둘 다 가지고 있다. 그렇다보니 분자 크기 자체가 매우 크고 분자 사이사이에 빈공간에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즉 우리 몸에서 쿠션작용이나 윤할 작용이 필요한 부분에 쓰이도록 특화된 물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보니 우리 몸의 관절마다 있는 연골에도 이 물질이 다량 있으며 척추의 디스크에도 존재하고 완전 똑같은 물질은 아니지만 유사한 화학 구조를 지닌 물질들이 각막이나 피부에도 존재해서 유연성과 탄력성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런 물질들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는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동물 조직에도 이런 물질이 존재하기 때문에 도가니 수육, 곰탕, 설렁탕에도 들어 있을 것이고, 머릿고기나, 연골이 박힌 삼겹살만 먹어도 이런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특이한 음식을 매일 먹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므로 관절 영양 식품을 일부러 먹어서 섭취해야만 하는 것일까? 그건 또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 몸은 이미 이런 당단백 성분을 당분과 단백질을 결합해서 만들어내는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즉, 재료만 섭취하면 완성품은 나오는 구조라 하겠다. 그런 이런 약이 어떻게 관절염을 돕게 된다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논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