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꽃 필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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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여름을 선고하듯 일년중 태양의 높이가 가장 높고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것을 자랑하듯 8~9월의 천고마비 절정못지않은 뜨거움을 뿜는다.

이맘때쯤이면……한폭의 수채화같은 감자꽃을 수확해야하는 알토랑같은 감자알을 위해 쓰린 마음을 애써 숨기며 똑부러지고 야무지게 따주어야만 했던 유년시절이 있었다. 가장흔한…가장쉬운…하지만 어느 식물보다 영양분이 많아야 하고 추위에 강해야만 했던…그래야 비로서 감자꽃으로 피어날수 있는…이른봄 추위를 이겨내야지만 그렇게 피어나는 감자꽃이지만 마을 어른들은 코뭍은 우리를 꿀맛같은 새참으로 순식간에 홀려서는 그 넓은 감자꽃밭의 사랑스런 꽃들을 댕강댕강 잔인하게 잘라내도록 유도했었다.

가끔씩 5호담당제 못지않은 감시와 잔소리도 적당이 양념치듯 하시며…… 차마 꽃을 꺾지 못하고 망설이는 그 여린 내 손짓에 동네 어르신들 냉정이 던져주신 말씀왈!!! 수확량면에서 큰도움이 못되니 냉정이 똑 !!분질러 주라고…그 애린 마음의 수고로움은 이맘때쯤~튼실한 열매로 다가왔으나 불편한 마음은 쉬이 가시지 않았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땅속을 헤집고 속속이 모습을 드러낸 햇감자를 뜨겁게 쪄내어 후~후~불며 포슬포슬 입안에서 살살녹여 먹는 맛이라니~~감자꽃에겐 미안하나 행복 그 자체이니 어찌할것인가.

나는 찐득찐득한 감자보다 보실보실한 속살 가진 분질감자를 더 좋아한다.더군다나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열을 식혀주는데 여름에는 이만한 이열치열 찰떡궁합도 없다.또한 그 보실보실한 감자를 먹어만 준다면 내몸에 있는 나트륨이 배출되고 소금에 들어있는 독을 해독하는 작용까지 한다니 우리가 흔이 먹는 감자의 효능은 알차고 토실한 기염을 갖었도다. 마치 속는듯하고,억울하게 당한듯해도 자신이 세상살이에 어떤 형식으로든 최선을 다한 감자꽃이 만들어낸 결실인 것이다.

그 결실을 어찌하면 더욱 빛이 나도록 머찌게 효과를 낼줄까하다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무언가 소박한 기품이 있는 감자꽃의 거룩한 희생을 머리숙여 애도하며 가장 있는 그대로를 표현해보려니~~쩝……별반할게 없는게 민망한 현실!!당췌 애도한 생색도 나지않는다.10분을 고민하다 내린 결론은 먼저  치마폭 너울처럼 칼집을 깊게 넣어 슬라이스 해주고 버터와 올리브 오일을 처덕처덕 바른뒤 노블레스 금박지로 귀하게 감싸준다.이렇게 10분동안 예열된 오븐에 넉넉잡아 40분을 350도의 열기로 도자기 굽듯 구워내보기로 했다.

그 높은 열에도 비타민C가 파괴되지 않는다는게 실로 갸륵할정도이다.칼륨도 풍부한 알토랑 감자의 녹아든 버터향이 또하나의 판타스틱을 창조하느니 조리과정의 심플함치고는 비교할수 없는 맛이다.그 담백함을 맛보니 곧 깨달음이라…  때론 우리도 “멈추면 비로서 보인다”는 혜민스님 말씀처럼 인생이라는 재료가 가지고 있는 성질을 너무 복잡하고 치열하게 조리해서 만들어 내는 것보다 군더더기 없이 버리는 연습과 우리가 고민하는 문제의 성질만 집중해 조리해본다면 쉽게 해답이 나올런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