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목 모임에 나갔다가 한 친구가 메릴랜드 주에 새롭게 문을 연 카지노 MGM National Harbor에 다녀왔다고 하자 너도나도 경험담으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본인은 돈을 땄는데 남편이 잃어서 결과적으로 별로 큰 수입은 없었다는 얘기부터 시작해서 인근에 있는 아웃렛 쇼핑몰에서 건져온 수확(?)까지 이어졌죠. 주위에서 간간히 카지노에 갔다가 잭팟이 터졌다는 얘기를 들으며 부러워해 본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그러나 과연 카지노에서 돈을 따게되면 세금보고할 때 이를 소득에 포함시켜야 할까라는 질문이 생깁니다. 만약 보고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불이익이 생길까라는 질문도 함께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우선 일반적으로 소득 출처에 상관없이 일단 수입이 생기면 항상 세금문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보면 맞습니다. 물론 카지노에서 딴 돈도 당연히 수입이라 세금보고도 해야합니다. 다만 재미삼아 몇백불 딴 것도 세금보고에 수입으로 보고해야 하나? 그 정도 누락한다고 정부가 알까하는 생각을 많이 하죠.
도박 수입은 기타 수입 (Other Income)으로
도박 수입은 개인 세금보고시 기타 수입(Other Income)으로 분류하여 Form 1040의 Line 21에 포함시킵니다. 카지노에서 돈을 따면 칲이나 코인을 흔히 Cage라고 불리는 카지노 캐시어에서 현금으로 바꾸게 되는데요. 이 때 일정한 금액 이상의 돈을 따야 카지노에서는 W-2G라는 미연방국세청(IRS)용 양식을 발행하고 IRS에 보고하게 됩니다. Keno라는 게임은 1500 달러 이상, 빙고나 슬롯머신은 1200달러 이상, 포커 토너먼트는 5000달러 이상, 그 밖에 게임은 600달러 이상이 대부분이죠. 그 다음해 4월에 세금보고시 당사자가 깜박하고 누락하거나 도박 수입이 없었다고 신고하더라도 IRS에선 이미 카지노에서 보낸 W-2G을 토대로 Matching 시스템을 사용해서 도박 수입에 세금에 벌금, 이자 등을 추가해 징수하게 됩니다. 그러니 큰 돈을 따셨다면 발행된 양식을 잘 보관하고 계시다가 개인 세금보고시 꼭 함께 신고하는 것이 귀찮은 IRS 편지를 들고 전화하고 답하고 하지않을 지름길이라 봅니다.
그럼 도박으로 잃은 돈은 공제할 수 있나요?
도박으로 잃은 돈은 수입에서 공제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도 간혹 받습니다. 예를 들자면 아무리 갬블링으로 이천불을 땄다고 해도 그 돈을 따기 위해 내 주머니에서 사천불이 나갔다면 이천불의 손실 금액을 공제하여 수입을 낮출 수 있을까요? 미연방국세청(IRS)은 도박 손실에 한해서는 딴 돈의 금액만큼만 공제혜택을 주므로 세금보고할 때 도박 수입이 이천불로 보고된다면, 손실도 이천불로 보고할 수 있습니다. 단 손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온전히 납세자에게 있죠.
또한 이러한 공제는 Schedule A를 이용해서 Itemized deduction을 하시는 분만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자기 집의 모기지 이자와 재산세를 내는 정도가 되어야 Itemized deduction 을 하게 되므로 실제 도박 손실을 공제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다른 공제사항과 합쳐봐야 알 수있습니다. Standard deduction을 하시는 분들은 카지노에서 딴 돈이 고스란이 소득으로 잡힌다고 보면 됩니다.
비거주인은 공제 안 된다구요?
이러한 도박 손실 공제혜택은 시민권자, 영주권자, 그리고 세법상 미국거주자 (resident alien)의 경우이고, 외국에서 놀러왔다가 잭팟이 당첨된 경우는 도박 손실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30% 원천징수 금액을 미리 떼고 주며 10년 이상의 기간으로 나누어 받을 수도 있으나 일시불일 경우는 더 세금을 많이 뗍니다. 오래 전 한국의 유명연예인의 가족이 라스베가스에 놀러와 거액의 잭팟이 터졌을 때도 원금의 거의 1/5정도 밖에 수령하지 못했으며 도박 손실도 전혀 인정되지 않았죠.
손실 입증 증거 확보
아까 손실에 대한 입증이 납세자에게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과연 내 주머니에서 이천불이 나갔다는 것은 어떻게 입증할 수 있을까요? 카지노에 가족 연인 친구들이랑 가서 수첩과 펜을 들고다니며 도박을 할 때마다 장소, 판돈, 게임 종류, 손실 등을 log 형식으로 기록한다? 정말 어렵다고 봅니다. 그러나 신용카드로 돈을 인출한 사실이나 ATM 에서 현금을 찾은 영수증은 모아둘 수 있죠. 그렇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갬블링 Loss 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맘먹고 갬블링하러 가실거면 저는 카지노에서 발행하는 카드를 사용해서 갬블링을 즐기시기를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나중에라도 소셜번호나 카지노 회원카드번호를 주면 소위 한 해 동안 딴 돈과 잃은 돈의 합계가 적혀 있는 명세서 (Win & Loss Statement)라는 것을 발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손실공제 증빙서류가 됩니다.
카지노 잭팟! 너무 부러워 할 일만은 아니죠. 돈을 많이 따면 좋긴 하지만 세금문제 외에도 신경써야 할 데가 많이 생기니 말입니다. 골프치는 분들도 홀인원을 하면 받는 상금보다 한 턱 쏜다고 나가는 돈이 더 많다고 합니다. 정말 이 세상에 공짜란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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