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도에 발표된 한국인의 질병부담율을 살펴보면 50세 이후에는 중풍이 단연 으뜸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는 중풍이 주요 사망 원인이며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 중 1위를 차지합니다. 즉 우리들은 적어도 인생의 중반기를 넘기면 중풍에 대한 걱정을 가장 많이 하면서 산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암이 우리들의 삶을 빼앗아가는 질병의 수위를 차지하다 하더라도 실제로 우리들은 암보다도 중풍에 대한 걱정이 앞섭니다.
한국에서 이와 같은 중풍에 대한 의료적인 접근은 양방보다도 한방에서 크게 한 부분을 이루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한방병원이 150여개가 있는데, 여기에 입원하고 있는 환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중풍 환자입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매년 10만명 정도의 중풍 환자가 새로 발병하고 있습니다. 필자도 전문의 과정을 중풍을 메이저로 하는 순환신경내과에서 수료하여 잘 아는 실정입니다
한의학에서 중풍이란 무엇인가요? 바로 뇌혈관의 순환장애로 인한 국소적인 신경학적인 결손을 나타내는 뇌혈관 질환을 포함하는 것으로 의식이 없는 상태, 한쪽 또는 양쪽의 손발이 마비된 상태, 입과 눈이 삐뚤어진 것, 말이 둔하거나 약간 힘들면서 심하면 전혀 말을 못하는 상태, 신체 한쪽만 저리고 시리고 아픈 증상 등의 임상증상을 나타내는 병증입니다. 현대의학에서는 뇌졸중이라고 하는데, 우리들의 귀에는 중풍이 익숙합니다. 중풍 단어의 한자 어원은 ‘바람에 맞았다’라는 의미인데, 자연의 여러 가지 바람 중에서도 갑자기 태풍과 같은 바람이 불어서 나무가 쓰러지고 나무의 뿌리가 뽑히고 가지가 분질러지는 것을 인체에 비유한 것입니다.
중풍이 발병하기 전에 미리 알 수 있는 증상이 있나요? 중풍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환자가 느끼는 증상을 중풍전조증이라고 하는데, 역대 한방의서에서 가장 많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상지와 하지의 운동 및 감각의 변화, 근육의 불수의적인 운동, 두통, 뒷목이 뻣뻣한 경우, 어지러움 등의 머리와 목 부위의 변화, 심신의 변화, 입과 눈이 삐뚤어진 경우 등의 빈도를 언급하였습니다.
한방에서 중풍은 어떻게 생기나요? 한의학에서는 우선 질병의 원인을 외부적인 원인, 내부적인 원인 그리고 내외적인 요인에 포함되지 않은 원인으로 나눕니다. 외부적인 원인이란 감기처럼 사계절의 기후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전염성 질환같이 사람 몸 밖의 기운에 의해서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내부적인 원인이란 감정의 변화 또는 스트레스, 일곱 가지 감정인 칠정을 말합니다. 내외적인 요인에 포함되지 않은 원인이란 음식에 의한 손상이나 칼에 상처를 입거나 외상, 벌레 물린 것 등을 말합니다. 중풍은 주로 내부적인 요인에 의해 주로 발병하며, 그 중에서도 바람(풍), 화열, 기운이 부족(기허)하거나 피가 부족한 증상(혈허), 비정상적인 수액 대사의 산물(습담), 멍이나 피 덩어리(어혈) 등 다섯 가지 원인으로 발생합니다.
쉽게 말해서,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고지혈증, 알코올, 담배, 비만, 운동부족, 잘못된 식습관, 스트레스 등이 위험요인이 됩니다. 특히 하루에 한 갑 이상 흡연을 하시는 분은 비흡연자보다 중풍 발병률이 10배 정도 높고, 지주막하출혈 발병률도 4배나 됩니다. 금연이 힘드신 분들은 전문한의사의 금연침을 정기적으로 맞으시는 것을 권유드리며, 이의 효과는 각종 연구에서도 뒷받침되어 있습니다.
젊은 분들도 중풍이 오나요? 중풍은 노화과정에서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나이가 가장 중요한 위험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중풍 발생률이 연령에 따라 급격히 증가하고 중풍 환자의 2/3이상이 65세 이상인 노령에 발생합니다. 그러나 노년이 되기 전에도 중풍의 우험인자를 많이 갖고 있거나 제대로 조절하지 않는다면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도 중풍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중풍의 증상, 후유증, 검사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