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길, 자족의 길, 그레이트 오션 워크 (2)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선이라 불리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Great Ocean Road)가 세계 1차 대전에 참전하고 귀향한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착공되어 13년간의 공사 끝에 완공된 해안도로가 준설되어 있고 이 도로보다 더 해안가 쪽의 오솔길을 그레이트 오션 워크(Great Ocean Walk)라고 합니다. 장대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며 호주에서 가장 자랑하는 세계적인 걷기 코스인데 멜버른 남부 해안 도시인 질롱의 근교인 토키(Torquay)에서 와람불(Warrambool)을 잇는 바닷가의 절벽들을 깎아서 만든 총 연장길이 214㎞에 달합니다만 트레킹은 아폴로만(Apollo Bay)에서 시작해서 가장 드라마틱한 풍경을 선사하는 12사도상(Twelve Apostles)이 있는 104km의 해안 절벽 길을 걷는 것입니다.

 

 

빅토리아주 정부와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1960년대부터 트레킹 코스를 조성하기 시작했는데 특별히 높은 산악 지형이나 물때를 맞춰 걸어야하는 바닷길 두어구간 이 외에는 치명적인 위험한 구간이 없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라도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습니다. 당일 코스부터 최대 8일 코스까지 다양한 일정을 선택해 걸을 수 있게 편성해놓고 있는데 워낙 광범위한 지역이라서 대부분의 트레킹 여행은 숙박과 가이드를 포함한 현지 패키지 프로그램으로 운영됩니다. 고급 숙소에서 숙박하며 진행하는 럭셔리한 상품과 텐트 야영하며 진행하는 야생의 상품등이 있지만 초로의 참가자들로 구성된 우리 팀들이 좀더 효과적으로 완주할수 있도록 구간별로 나누어서 매일 이어나가며 숙박은 한곳에서 하면서 동행들과 날마다 잔치를 즐기듯 하기로 했습니다.

 

 

해안선으로 이어진 협곡과 깎아지른 절벽, 우거진 수풀, 하얀 백사장 등 대자연의 신비와 남극해를 넘어온 차가운 바람이 창조해 놓은 경관과 거대한 몸집으로 달려와 하얀 포말로 부서진 뒤 일렁대는 파도는 세계 최고의 경관으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줍니다. 1년 중 트레킹을 할 만한 시기는 남반구의 봄철인 9~11월, 가을철인 4~6월이 최적기라 말들을 하지만 뜨거운 여름을 즐기려면 12~1월도 나같은 사람들이 많이 찾으며 걸음의 축제 끝에 깊고 푸른 바다에 몸을 던지고 얼음에 재운 시원한 아이스 맥주를 목젖까지 같이 넘길듯이 들이키는 자신을 상상해보라. 얼마나 특별한 여정이겠는가!

 

 

이 길을 걸으며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은 당연 곳곳에 펼쳐놓는 미려한 풍경들입니다. 벨스 비치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파도를 만나고 앵글씨의 모래사장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고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인 케이프 오트웨이를 배경으로 작품 사진 남기는 것도 할것입니다. 물론 이 여정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남극해에 당당히 솟아 있는 12사도상으로 일컫는 석회암 바위들. 다음은 이 지역만이 품고있는 독특한 대자연과의 만남입니다. 우림지역과 강은 물론 오래된 화산과 거친 해안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자연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Great Otway National Park에서는 웅장한 폭포와 수정같이 반짝이는 협곡을 감상하면서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오래된 나무들이 두터운 이끼로 덮여있는 아바타 시대도 경험합니다.

 

 

인적이 드문 모래 해변, 울창한 숲, 아찔하도록 호주에서 가장 높은 절벽길을 걸어가면 그 탁트인 풍광에 저절로 스트레스가 해소 됩니다. 또 이길 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행운은 다양한 야생 동물과의 조우입니다. 별로 반갑지 않은 굵은 뱀들도 수시로 밟을뻔 하지만 5월에서 9월까지 해안 가까이에서는 흰배 돌고래의 출현 뿐만 아니라 출산 장면도 구경할 수 있으며 넓은 바위위에 누워 게으름을 피우는 물개 떼의 평화로움을 부럽게 바라보게 됩니다. Great Otway National Park에서는 앙증맞은 어린 새끼를 업고있는 야생 코알라에 시선이 뺏기고 왈라비와 나무 늘보도 이따금 만나게 되고 여름이면 지천으로 피어있는 산딸기를 따먹다가는 다양한 크기와 빛깔의 캥거루가 빈번하게 우리 앞을 지나곤 합니다. 이렇게 대자연과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생명체들과 감정을 나누며 걷는 길. 평화스런 자족의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