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주사 치료는 진통제인가 치료제인가?-3편

전편의 이야기를 간단히 정리를 하자면 L씨는 교통사고로 경추 추간판 탈출증(목 디스크)가 악화되어서 필자를 찾게 되었고 경막외주사 요법을 시술하여 통증이 없어지게 되었다. 그런데 L씨는 필자의 주사요법이 진통제냐 치료제나 묻게 되었다고 했고, 필자의 대답은 주사에 쓰는 약은 다 치료제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 두 번째 질문에 접하게 되었다. 필자가 이렇게 치료제라고 했더니 환자의 질문이 그럼 치료가 되었다면 다시 재발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묻는 것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치료제로 치료가 되었다해도 재발은 할 가능성이 있다. 그 이유를 설명해보기로 한다.

 

필자가 진료실에서 흔히 드는 예는(아마도 필자에게 이런 비유를 이미 들었던 분이 꽤 계실 것이다.) 폐렴 환자와 항생제의 비유이다. 환자가 몇 일간 고열과 두통, 기침이 나서 병원에 갔다고 하자. 환자는 병원에서 이런 저런 검사를 통해 폐렴이라는 진단을 얻게 되었다. 폐렴은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개 세균이 호흡기를 통해 인체내에 침입해서 염증성 반응을 일으키고 부수적으로 고열과 두통, 기침 등을 수반한다. 따라서 해열제나, 진해제, 거담제 등을 쓰는 대증치료로는 충분한 치료가 될 수가 없으며 반드시 원인이 되는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 사용이 따라 주어야 한다. 이런 환자가 항생제를 복용하게 된다면 항생제는 여기서 진통제일까 치료제일까? 아마도 이런 질문을 하는 자체가 우습고 황당한 일이다. 당연히 원인인 세균을 없애는 치료를 하니까 치료제일 수 밖에 없다.

 

그럼 치료제인 항생제를 복용하니까 이 환자는 다시는 폐렴에 걸리지 않는 것일까? 그건 아니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지금 폐렴을 항생제로 완치시키더라도 운이 없으면 언제라도 다시 폐렴에 걸릴 수 있고 다시 폐렴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 그럼 나중에 폐렴에 다시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지금 항생제로 폐렴을 치료하는 것이 의미가 없는 것인가? 그건 아닐 것이다. 지금 당장 환자는 고통을 받고 있는데 항생제 치료를 안한다면 그것은 구더기가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는 미련한 사람이다.

 

그럼 교통사고로 인해 목 디스크가 악화되어 고통을 받는 사람이 있다면 나중에 재발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치료를 하지 말아야 하나 아니면 오늘이라도 당장 치료를 해야 할까? 이제 질문에 대한 답이 어느 정도 감이 오실줄로 생각한다. 당연히 가능한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다음의 글부터는 이 두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종합해서 그럼 주사요법이 통증치료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설명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