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염진통제 제대로 쓰는 법 – 4편

오늘은 타이레놀이 정말 간에 좋지 않은가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타이레놀은 수십년동안 안전한 진통제로 각광을 받아 왔다. 노약자와 어린이를 비록해서 임산부, 수유부에게도 투여할 수 있는 안전한 약이고 소염진통제에서 흔히 생기는 위장장애의 가능성 조차 거의 없는 순한 약이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과다 복용시 생기는 간 손상이다. 응급실 근무를 하는 의사들은 가끔 보는 것이 자살을 목적으로 타이레놀을 과다복용하고 응급실로 실려오는 사람인데 타이레놀은 어지간히 많이 먹어도 치명적인 부작용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대신 약물성 간염이 일어나고 간혹 간부전에 빠질 수는 있는데 이게 사망의 원인이 될수는 있다.

 

필자는 아무리 안전한 그 무엇이라도 과하면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타이레놀도 그 예의 하나일뿐 타이레놀이 특별히 더 위험한 것이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하다못해 음식도 그렇다. 전에는 없어서 못먹었지만 고기도 너무 많이 먹으면 콜레스테롤이 높아지고 동맥경화증이 생기면 심근 경색이나 중풍으로 쓰러지기도 하고 죽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육류가 절대로 먹어서는 안되는 위험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타이레놀도 지나치게 먹지만 않으면 문제될 것이 없다. 보통 지나치지 않게 먹는다고 한다면 그 용량은 얼마가 좋을까. 본 시리즈의 칼럼을 처음부터 읽어온 분은 보셨겠는데 하루 3 그램이하를 먹으면 괜찮다. 즉, 500 밀리그램 정제로하면 하루 여섯알까지가 괜찮은 수준이다. 간혹 하루 4그램까지는 괜찮다는 의사나 연구자도 있지만 거의 매일 복용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간헐적인 과다복용을 감안해서 3그램으로 한계를 정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더 안전할 듯 하다. 이렇게 안전수칙만 지킨다면 타이레놀은 안전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반면에 콩팥에 미치는 소염진통제의 작용은 조금 다르다. 사람에 따라서 소염진통제를 과다복용해도 위염이나 위궤양이 생겨서 고생은 해도 콩팥에 아무 영향이 없을수도 있고 많은 양의 소염진통제를 복용한 것도 아닌데 콩팥이 나빠져서 병원에 입원할 일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 어떤 사람들이 이런 소염진통제를 조심해야 하는 것일까. 이 글을 읽는 독자의 99.9%는 아마도 소염진통제가 콩팥에 나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보는데 그 이유는 이미 콩팥이 나쁘다고 진단을 받은 사람이 소염진통제를 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2012년부터 버지니아에서 진료한 천여명의 환자를 생각해보건대 콩팥이 나빠서 소염진통제를 쓸 수 없었던 사람은 단 한 명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소염진통제의 부작용에 대한 주의를 덜 기울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콩팥이 안좋은 분들, 예를 들어 신부전이나 당뇨성 신병증과 같은 문제가 없는 보통사람이라면 지나치게 공포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다음시간에는 마지막으로 소염진통제에 대한 오해를 풀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