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근통증후군

32세 여성환자가 온몸이 아픈 증상으로 필자를 찾아왔다. 환자는 만성근육통 및 관절통을 호소하였으며, 이 외에 두통, 손발저림, 어지럼증 및 심한 불면증도 있었다. 조금만 무리를 해도 쉽게 피로를 느끼며, 또한 푹자고 일어나도 아침에 상쾌한 느낌이 전혀 없다고 하였다. 일상생활에서도 집중력이 극도로 떨어져 일하는데 심한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환자를 진찰하였을때 머리뒤쪽, 어깨, 등, 허리, 팔, 무릎, 그리고 다리 등에서 많은 압통점(눌러봐서 아픈 부위)이 있었고, 혈액 검사상 근육이나 관절에 염증이 있다는 소견은 없었다. (www.sweet-factory.com) 환자의 상태는 1990년과 2010년에 미국류마티스협회(American College of Rheumatology, ACR)가 제시한 섬유근통증후군(Fibromyalgia syndrome)에 부합하였다.

 

한 연구에 의하면 전체 인구 중 약 10%에서 만성으로 전신의 통증이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이러한 통증을 설명할 수 있는 특별한 질병이나 신체 이상을 발견할 수 없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이 연구에 의하면 이들 중 많은 수가 섬유근통증후군 진단 기준에 합당한 증상 및 징후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어떻게 섬유근통증후군이 발생하는가에 대한 많은 연구 결과 가운데 신경과 전문의로서 매우 흥미로운 사실 중의 하나는 섬유근통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중추신경계는 정상인과 다르다는 점이다. 연구에 의하면 섬유근통 환자의 뇌를 기능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RI)으로 촬영했을때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특정 뇌부위가 매우 활성화 되어 있는 사실을 발견하였고 또한 뇌로부터 시작되는 하행통증 억제 경로가 섬유근통 환자에게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아내었다. 물론 지금도 계속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앞으로도 어떻게 섬유근통이 생기는가하는 질문에 대한 많은 답을 곧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를 찾아온 이 여성 환자는 우울증, 하지불안증, 수면무호흡증 및 건초염과 같은 다양한 국소근골격계 질환도 같이 동반하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다른 분야의 전문의 선생님의 도움을 의뢰하였으며 치료를 진행하였다. 환자는 여러 전문의 선생님들의 전문적인 치료와 더불어 섬유근통증후군에 대한 필자의 자세한 설명과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였는지 몰라도 환자의 증상은 극적으로 나아졌으며 결국엔 거의 정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정도의 진전을 보였다. 섬유근통증후군은 만성적인 경과를 거치지만 진행하지는 않는다. 또한 이와같은 사실을 환자 본인이 주지하는 것은 치료에 더욱 중요하다. 주의할 점은 섬유근통증후군은 이를 진단할 특이한 검사가 없는 관계로 류마티스관절염, 전신홍반루프스와 같은 염증성 류마티스질환, 골관절염, 요추관협착증과 같은 비염증성 근골격계질환 등을 감별해야 함이 관건이므로 관련분야 여러 전문의들의 정확한 진단과 협진이 섬유근통증후군 치료에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