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의 근원인 세금 문제, 해결 방법은 있다

미국땅에서 자영업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엄청난 책임감을 짊어지고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소위 ‘화병’에 걸린 사장님들을 많이 만난다. 작은 사업체일수록 사장이 직접 짊어지고 해결해야 할 자질구레한 일들이 너무나 많다.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매일 아침 장을 봐야하고, 현금 팁에 신경써야 하고, 직원들 주급 챙겨야 하고, 떨어진 물품들도 사다 채워넣어야 한다. 영어도 잘 안되는 데 스페인어까지 배워가며 직원들을 써야 한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테리어 공사와 청소까지 도맡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돈을 벌고 사업을 운영하는 데만 신경을 쓰다 보면, 중요한 안살림, 즉 비용 처리나 문서 정리가 미흡해지기 쉽상이다. 그래서 회계 작업과 세무보고를 대신 처리해 줄 전문인을 고용해보지만 이분들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되지 않을 경우 오해로 인한 불협 화음이 생긴다. 내가 바쁘니 알아서 해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재촉을 하지 않다가 정부에서 통지서가 날아오고 뭐가 잘못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 섭섭함, 답답함, 억울함, 책임 전가, 정당화 등 충족되지 않은 감정들이 분노와 짜증으로 표현되고 이는 결국 ‘화병’으로 도진다.
매일 수많은 양의 일을 땀 흘리며 처리하고 직원들과 함께 고생하며 꾸려온 살아있는 생명체 같은 비즈니스는, 미흡한 문서 처리 때문에 똘똘 말아서 반품할 수 있는 불량품이 아니다. 백프로 다 맘에 들진 않아도 내 비즈니스이고 내 삶의 일부분이다. 문을 닫을 때 닫더라도 잘 마무리해서 귀하게 다룰 의무가 있다. 사장만큼 자기 비즈니스를 속속히 잘 아는 사람도 없겠지만 사장이라고 비즈니스가 필요로 하는 모든 분야에 전문가가 될 수도 없다. 설사 여러 분야에 기술적으로 유능한 사장이라 해도 혼자서 다 처리하는 것이 효율적이지도 않다. 리더의 역할은 모든 일을 직접 하거나 모래 속에 머리를 넣고 문제를 회피하는 타조가 아니라,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내리고 효율적인 해결 방법을 찾아나서는 나침반이 되는 것이다.

세금문제 해결에 적합한 전문가를 만나면 일단 불안함과 답답함이 줄어든다. 전체적인 그림과 단계별 작업, 걸리는 예상시간과 비용, 가능한 결과물들을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전문가와의 상담이 가장 빛을 발하는 곳은 실현 가능성 없는 장밋빛 희망에 대한 싹을 자르는 일이다. 자금과 에너지를 소모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자산과 소득이 충분한 사람이 꾀를 쓰거나 재수가 좋아 엄청난 세금탕감을 기대하는 것은 학업성적이나 특이할만한 경력이 없는 학생이 왠지 자신은 하버드를 갈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기대를 가지는 것과 비슷하다. 사람들은 기대치만큼은 아니지만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예상 결과치와 마주하게 될 때, 오히려 안도감을 느끼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난다. 사실 그간의 문제과 고민을 공감할 수 있는 사람과 한동안 앉아서 해결책을 찾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의 반 이상이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