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 잘 쓰는 법 – 3편

전에 만성적인 무릎 통증으로 필자를 찾았다가 퇴행성 관절염의 진단을 받았던 P씨의 경우를 소개하면서 필자는 일차적으로 물리치료와 타이레놀을 권했다고 했다. 그리고 500밀리그램 한 알 혹은 두 알을 하루 한번에서 세번까지 복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말을 하면 환자들 중에서는 ‘그렇게 많이 먹어도 되느냐?’ 혹은 ‘오래 먹어도 되느냐?’하고 묻는 분들이 계신다. 하루 복용 기준으로 4 그램을 넘지 않는 용량이라면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에게는 문제되지 않는다. 하루 4그램이라면 500밀리그램 정제를 두 알씩 하루에 네번 복용할 수 있는 양이다. 하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안전하게 여유를 두어서 500밀리그램을 한번에 두 알로 하루 세번까지, 즉 하루 3 그램까지만 권하는 편이다.

 

하지만 만약에 간부전이나 신부전이 있는 환자라면 복용량을 의사와 상의해서 줄이는 것이 좋다. 필자가 위에서 권하는 용량은 일반적으로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사람을 기준으로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위장에 순한 타이레놀이라도 너무 많이 복용하면 탈이 난다. 그 대표적인 부작용이 간에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얼마나 복용하면 간이 문제가 생길까? 같은 양을 먹어도 여러 번 나누어 먹으면 덜 위험하지만 한꺼번에 많은 양을 복용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인데 타이레놀의 경우 보통 7.5그램 이상을 한번에 먹으로 간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있다. 7.5그램이라면 타이레놀 중에 가장 큰 용량이 650밀리그램 정제를 12알 정도를 먹어야 하는 용량이다.

 

사실 본인을 해할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면야 누가 타이레놀을 이렇게 한꺼번에 복용할 것인가. 그렇게 따지면 타이레놀이 얼마나 안전한 약인지 알 수 있다.
필자도 응급실에 근무할 때 자살을 목적으로 타이레놀을 과다복용하고 응급실에 실려오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 다행히 대부분은 적절한 치료로 살려낼 수 있었지만 급성 간부전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할 것이고, 어쨌거나 타이레놀이 아니라 그 어떤 약도 과다복용시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니 항상 조심할 일이다.

 

참고로 특별히 간이 나쁜 것을 모르고 살았던 사람이라도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은 간 기능이 이미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와 요구되고 간경화로 치료받는 사람이라면 타이레놀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어쨌거나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이 매일 있다면 의사와 상의후에 타이레놀 복용을 규칙적으로 해볼 것을 권한다. 통증이 없는 새로운 세상이 열릴지도 모를 일이다. 필자의 환자 P씨도 타이레놀을 복용하기 시작한 후로 아주 잘 살고 계심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