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박수홍 “시청률 떨어지면 ‘맛 갔다고‘…비참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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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박수홍이 데뷔 26년 만에 제대로 ‘물 만났다’. 손 대면 다 되는, 미다스의 손이 따로 없다. 하지만 오늘이 있기까지 묵묵히 걸어온 지난 25년이 있었다.

SBS ‘미운 우리 새끼’를 통해 대세로 떠오른 박수홍은 최근 상암동 한 카페에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나 지난 20여 년의 본인의 활동에 대해 “그 때나 지금이나 열심히 해왔을 뿐”이라며 담담하게 술회했다.

박수홍은 1991년 대학 개그 콘테스트에서 동상을 수상하며 방송가에 입문했다. 90년대 초중반, 한창 잘 나갈 때도 있었지만 2007년 초 SBS ‘야심만만’을 끝으로 지상파 메인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소 멀어졌다.

박수홍은 “그동안 정말 많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해왔다. 정보 프로그램, 요리 프로그램, NG 프로그램을 비롯해 아이들, 동물, 의학 프로그램까지 안 해본 프로그램이 없다. 닥치는대로 다 했다. 심지어 사내방송까지 했다”고 헤아릴 수 없이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언급했다.

하지만 주목받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의 차이는 처절하리만큼 극과 극이었다. “불과 몇 달 전 최고의 한류스타들과 함께 하다가 갑자기 작은 스튜디오에서 칼질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 NG 났다고 PD가 욕하고 그런 걸 6년을 견뎠다. 왜 자존심이 상하지 않았겠나”고 반문하면서도 스스로 마음을 다잡아 왔음을 털어놨다.

”그 때도 그렇게 생각하곤 했어요. ‘괜찮아, 오늘 얼마 벌었지? 예전에 일용직 할 땐 얼마 벌었는데, 지금은 하루만에 수십배가 넘는 돈을 버는데 내가 미쳤지’라고요.”

특히 박수홍은 “종편이 생길 때도 사람들은 ‘왜 종편 가느냐’ 했는데, 나는 정말 열심히 했다”며 “종편에서 열심히 한 게 공중파에서 나를 바라보게 된 이미지가 된 것 같다. 자기 색을 얼마나 보여주느냐, 얼마나 진정성 있게 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는 행운아에요. 운이 좋았어요. 사람이 실수 없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저도 말실수도 하고 그랬는데, 실수가 안 드러났죠. 제가 뭘 잘못해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거나 밀려난 건 없었어요. 기획사 파워게임에서 밀리거나 시청률이 안 나와 하차를 당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박수홍 다 됐네, 맛 갔네’, ‘박수홍 하향세’ 이런 기사가 늘 따라왔어요. 비참했죠. 솔직히 난 그때나 지금이나 열심히 했는데, 그땐 시청률 안 나온다고 밀려나고 지금은 잘 나온다고 여기저기서 부르고 하하…”

그래서 박수홍은 사람을 잘 믿지 않는다고 했다.  방송가에서의 오랜 경험이 그에게 준, 상처 받지 않는 방법론이다. 그는 “언젠가 또 지금의 이 분위기도 가라앉을테고, 뜨거운 반응도 식겠지만 그래도 괜찮다”며 “단지 지금을 즐기며 행복하게 일하려 한다”고 담담하게 덧붙였다.

한편 박수홍은 ‘미운 우리 새끼’를 통해 하반기 ‘대세’로 떠오른 것은 물론, 데뷔 26년 만에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소위 ‘대박’을 터뜨리며 ‘시청률 제조기’로 떠오른 그는 여세를 몰아 최근 정규 편성된 SBS ‘씬스틸러’의 단독 MC 자리까지 꿰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