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질병 – 3편

지금까지 운동을 하다가 없던 병을 만든 경우나 기존의 병을 악화시킨 몇 가지의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이렇게 이야기하다 보니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어떤 독자에게는 운동은 병을 일으키는 위험하고 가능한 한 피해야 하는 어떤 것으로 인식하게 될까봐 걱정이 된다. 현명하신 독자들께서는 결코 그렇지는 않음을 이미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예전에는 한국의 문화상 몸을 움직이거나 힘을 쓰는 것은 천한 것으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귀족일수록 운동을 즐기던 서양의 문화와는 달리 한국에서는 책을 읽거나 사색하는 것은 고매한 것이고, 달리거나 뛰는 것은 아이들이나 상것들이나 하는 것이었지 않은가. 오죽하면 구한말에 땀을 흘리면서 운동을 즐기는 서양 선교사를 보고 한국 양반들이 그런 것은 종놈이나 시키지 뭐하러 이렇게 고생하시느냐고 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요즘은 운동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부각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예전에는 먹지 못해서 병이 생겼지만 요즘은 너무 잘 먹어서 병이 되는 시대가 되었고, 너무 잘 먹어서 생긴 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만이 비결이라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서 실증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병은 생활습관병, 예전에 말하던 성인병을 말하는 것이고, 여기서 말하는 운동이라는 것은 유산소 운동을 뜻한다.
운동은 크게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으로 나눌 수 있다. 유산소 운동이란 지속적인 강도로 오래 하는 운동으로 근육 속의 세포 소기관에서 산소를 소모하면서 영양분을 소모하게 하는 운동이고 달리기나 수영등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무산소 운동은 산소 없이 주로 당질을 대사하는 운동인데 육체미 선수들이 근육을 키우기 위해 하는 대부분의 운동이 이에 해당한다. 학문적으로 정확하게 뭐가 유산소 운동이고 뭐가 무산소 운동인지 모르는 일반인이라 할지라도 몸에 좋은 운동은 걷기나 조깅과 같은 운동이고 육체미 선수들이 하는 운동과 같은 무산소 운동은 모든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만은 아닌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앞서 소개한 운동으로 병이 생기는 경우와 반대로 운동으로 병이 치료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치료효과는 유산소 운동뿐만이 아니고 무산소 운동을 통해서도 얻어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박지성과 같은 유명한 축구선수가 2007년 무릎 부상을 당했을 때 수술을 받고 재활을 통해서 다시 화려하게 복귀해서 유럽 챔피언스 리그에 나갈 수 있었던 일을 기억하실는지 모르겠다. 여기서 재활이라 함은 사실은 운동이고 이 운동은 사실 유산소 운동만이 아니고 무산소 운동도 포함된다. 다음 시간에 이 무산소 운동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