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66 일의 기적

오늘은 세금 이야기를 습관의 힘으로 풀어보려 한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자신의 행동들을 적어보자. 나의 모닝 루틴(routine)은 이렇다. 일어나자마자 전화기로 시간을 확인하고 전날 밤 떠다놓은 물 한잔 주욱 들이키고 침대 옆에서 스트레칭 잠깐 하고 씻고 라디오 뉴스를 들으면서 출근준비를 한다. 아이를 깨우고 밑에 내려가서 도시락이랑 간식을 싸고 커피 만들며 남편과 하루 일과 얘기하며 아침 먹고 학교 준비물 챙겨 아이를 등교시키고 미리 다운 받아놓은 팟캐스트를 들으며 출근한다. 이 모든 일이 한 시간 반 동안 착착 진행된다. 매일 하는 일이라 별로 힘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10 개월 전부터 주말 컬럼을 쓰기 시작하면서는 스케줄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주중에는 업무량 때문에 도저히 시간이 낼 수가 없어서 주말에 사무실에 나와 글을 쓰니 가족이랑 보내는 주말 스케줄의 일부를 희생해야 했다. 그래서 아침에 한시간씩 일찍 일어나 글을 써보기로 했다. 첫 주는 계획한 대로 일찍 원고를 보내고 뿌듯한 마음이었으나 그 다음 주부터는 몸이 힘들었다. 날씨까지 쌀쌀해지면서 아침에 이불 속에서 나오기가 너무 힘들어 원고가 자꾸 밀리기 시작했다.

 

 

습관을 바꾸기 위해 여러가지 책과 강연도 찾아보다 한가지 꾀를 내었다.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습관을 링크 (Link) 시키는 것이었다. 너무 거창한 계획은 곧 깨어질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아침에 깨서 5분씩 하는 스트레칭 직후 단 15분 씩만 글을 쓰기로 했다. 구상을 할 수도 있고 리서치를 할 수도 있고 이미 써놓은 글을 교정할 수도 있다. 단 15분만 하는 것이었다. 오래된 나의 아침 습관의 순서를 바꾸기 위해서 “아침 스트레칭 = 15분 글쓰기” 라는 링크를 마음 속에 걸어두고 이를 자동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국 런던대의 실험에 의하면 보통사람이 하나의 습관을 자동적으로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기까지는 평균 66일이 걸린다고 한다.
자영업자 고객들에게 항상 조언하는 것이 있다. 분기마다 세금을 내지 말고 한 달 아니면 주 단위로 나누어서 세금을 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연말에 정산해서 한꺼번에 내려면 벌금 이자까지 붙여서 내야할 뿐만 아니라 세금 낼 돈을 이미 다 써버린 터라 목돈 마련이 그만큼 힘들어 세금이 자꾸 밀린다.

 

 

습관을 링크 (Link) 시켜 사업을 운영해보자. 오늘 당장 은행에 전화해서 계좌를 따로 하나 오픈하자. 이 계좌를 “세금 단지 (TAX POT)”로 명하고 일주일 중 가장 마음이 편안한 시간, 예를 들면 금요일 3시쯤에 좋아하는 커피 한 잔과 함께 세금 옮기는 습관을 링크하는 것이다. 우선 일주일 동안 입금된 돈의 15%만 떼서 새 계좌로 옮기고 여기에 있는 돈은 납부할 때까지 절대로 건드리지 않는다. 왜 15%인지 궁금한 분들은 따로 문의하시기 바란다.

 

 

사업 비용으로 모두 지출되기 전에 미리 세금을 일주일 단위로 끊어서 모아놓는 것은 두렵고 떨리는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함으로써 필요없는 지출을 줄이고 새로운 혁신을 구상하게 된다.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가게 되어있다. 나쁜 습관이 형성되어 있는 경우 좋은 습관으로 대체하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 힘들다. 그러나 습관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놓아도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비슷한 세금문제로 찾아온다. 당장 오늘부터 자신의 습관을 링크하는 실험을 시작해보길 권한다.

 

 

© Sammy Ki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한국어 상담: 703-810-7178
• 컬럼보기 okmyta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