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 풋볼 선수의 합의금과 세금

전세계 1억명 이상의 시청자와 30초당 53억 원의 광고비 지출을 자랑하는 미국 프로 풋볼 결승전 슈퍼볼(Superbowl)의 해프타임 쇼는 슈퍼스타에게만 허락된 무대이다. 자비로 공연을 해결해야 하지만 그 파급력과 홍보 효과가 어마무시하기 때문에 슈퍼볼 공연의 기회를 거절하는 가수는 거의 없지만, 2019년 2월 3일 애틀란타 메르세데스 벤츠 경기장에서 열린 제53회 슈퍼볼 해프타임 쇼에서는 얘기가 달랐다. 리아나 (Rihanna), 핑크(P!nk), 비욘세의 남편이자 전설적인 제이지(Jay-Z), 2018년 핫 했던 여성 래퍼 카디 비(Cardi B) 등의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거절했다. 이유는 인종차별 문제 때문이었다.

인종차별하는 나라를 위해 일어나지 않겠다
시작은 2016년 “무릎 꿇기 사건” 때문이었다. 샌프란시스코 49ers 전 커터백이었던 콜린 캐퍼닉 (Colin Kaepernick, 31)이 그린베이 패커스와의 시범경기에서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혼자 무릎을 꿇고 일어나지 않았다. 2016년 경찰의 총격으로 인한 흑인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인종차별하는 나라를 위해 일어나지 않겠다’는 이유였다. 이를 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지 선언을 보냈고, 그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는 그의 행동이 애국심에 어긋난다고 비난하며 NFL 구단주들은 무릎꿇기를 강행하며 미국 국기에 결례를 범하는 선수들을 해고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애국주의 대 인종차별 항의’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그러나 재향 군인들과 백인 소비층까지 2017년 미식축구 경기를 보이콧하면서 경기장이 텅텅 비게 되자, 자유계약 시장에 나온 캐퍼닉 선수를 영입하려는 팀은 32개 팀 중 단 하나도 없어서, 캐퍼닉 선수는 반강제로 두 시즌을 쉬어야 했었다. 그리하여 캐퍼닉 선수과 팀 동료 에릭 리드는 NFL구단들끼리 담합해 무릎꿇기를 주도한 선수들과의 계약을 기피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었고, 지난 주 2019년 2월 15일 양측이 합의했다는 미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양측은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조심스런 추측 보도에 따르면 $60 million 에서 $80 million 정도이지 않을까하는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만약 이 범위가 사실이라면 정말 어마어마한 합의금이다.

그렇다면 이 합의금은 세금을 내야하는 돈일까? 짧게 답하면 당연히 세금을 내야하는 돈이다. 교통사고나 가게 앞에서 넘어지면서 다친 것과 같은 신체적 피해에 대한 배상금에는 세금이 없다. 단 징벌적 배상금이나 이자에는 세금이 붙지만 말이다. IRS는 배상금이 “physical” 물리적이고 신체적인 피해에 대한 것일때야 합의금을 소득에서 제외시킨다. 따라서 캐퍼닉 선수의 합의금은 뇌진탕으로 다친 슈퍼볼 선수들이 받는 배상금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므로 세금이 붙는다.

비슷한 예로, 성추행 피해에 대한 합의금이나 배상금은 온전한 physical신체적 피해로 인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그래서 당사자들이 정신적 피해와 신체적 피해를 나누어서 합의서를 잘 쓰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해졌다. 합의금을 받는데만 신경을 쓰다 보면 꽤 큰 합의금 조차도 세금과 변호사비로 동강이 난다. 피해자들이 연방세금법원까지 항소해서 많이 싸워보지만 법원에서도 대부분 IRS 가 이긴다. 특히 성추행 관련 소송에서 두통, 발진, 복통 등의 신체적인 증상을 증명하더라도 이런 증상이 원래 정신적인 피해로 인한 것이었다면 처음부터 신체적 피해가 있었던 것과 개별적으로 본다.

그렇다면 풋볼 선수 콜린 캐퍼닉의 이번 담합금지 소송 합의금에는 얼마의 세금이 붙을까? 그 정도 선수라면 노련한 세금 변호사를 고용해서 그의 이름으로 된 회사의 사업 경비로 공제할 계획을 이미 세웠을 것이다. 소송을 생각하고 있거나 소송 중에 있다면 합의하기 전에 반드시 세금 문제를 염두에 두기 바란다. 미리 계획을 세운다면 세금을 많이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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