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검사들의 세금 탈루 혐의 기소 사건 동향

한번씩 시간이 나면 세금탈루행위를 조사하고 기소하여 처벌하는 미법무부 내 조세과 검사들의 실적이 담긴 보도자료를 열람한다. 그깟 세금 문제로 형법상 처벌까지 설마 가능하겠느냐는 의뢰인들의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실제 기소 자료들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 월급은 주지만 한번도 고용세를 납부하거나 보고를 한 적이 없는데요… 혹시 감옥에 갈 수도 있나요?” 혹은 “사업 총소득은 많은데 경비처리를 제대로 문서화하질 못했어요. 대충 꾸며서 보고해도 감사엔 안걸리겠죠?” 내지는 “여러해 세금보고를 안했는데 자료랄게 딱히… 개인통장이랑 사업통장이랑 막 섞어 쓰는 바람에… 괜찮죠?” 이런 질문을 한 후, 징역형까지 처해질 수 있는 확률을 퍼센티지로 딱 꼬집어서 듣고 싶어하는 (정확히 말하면 확률이 0%임을 듣고 싶어하는) 의뢰인들이 종종 있다.

 

미법무부 보도자료에는 미국내 어느 지역에 살던 아무개가 어떠한 행위로 세금관련 혐의로 기소되었고 최고 형량과 실제 선고된 형량은 무엇이었는지, 보호관찰 및 벌금형은 얼마나 나왔는지 실명으로 나와있다. 올해는 어떤 업종이 조사타겟이 되고 있는지, 탈루 금액은 대략 어느 정도 선인지, 정해진 인력으로 집중 공략하고 있는 세금의 종류 (직원고용세, 사업경비공제 등) 등을 유추해볼 수 있다. 평이하던 감사 사건이 형사처벌건으로 전환되는 순간을 여러번 목격하였지만 나의 데이터는 엄연히 수도권 지역인 버지니아주, 워싱턴 디씨, 메릴랜드주에 국한되어 있으므로 전국구의 이런 객관적인 데이터는 크게 도움이 된다.
가장 최근 보도자료는 2020년 4월 3일자까지 업뎃되어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모두가 연방중소기업청 (SBA) 대출 현황과 미국세청에서 받는 수표에 혈안이 되어있는 이 시기에, 법무부 검사들은 지금도 세법에 따라 꾸준히 탈루 행위를 조사하고 기소하고 있다. 봄마다 기소되는 국세청의 Dirty Dozen Tax Scams 중의 하나인 허위 세무보고서 내용으로 환급금을 노리는 업자들에 대한 사건이 많았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미국세청과 법무부의 주력 검거 분야인 Payroll Tax 미납 및 미보고 분야가 가장 많았고, 홈 헬스케어 서비스와 택배회사를 운영하던 자영업자들의 고용세 미납 사건들이 눈에 띄었다.

 

3월과 4월에 올라온 사건들 중 허위 세무보고업자들은 버지니아주, 뉴욕주, 오하이오주, 텍사스주로 지역적으로도 골고루 분포되어 있었는데, 특히 버지니아주 Hampton에서 세금보고업을 해온 Burden씨는 항목공제와 에너지/주유세 크레딧, 부양자 크레딧 등을 이용해 고객들의 환급금을 불려 이를 자신의 개인은행계좌로 바로 이체되도록 한 수법으로 공공재산절도 (theft of public money) 혐의로 최고 10년, 허위 세무보고 혐의로 건당 최고 3년, 자신의 세무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로 최고 1년의 징역형으로 기소된 상태였다. 물론 법정최고형 기준으로 기소된 것이고 유죄가 입증된 후 실제 양형은 조정될 수 있다. 한 달 전인 3월 초에 비슷한 혐의로 기소되었다가 선고 받은 버지니아주 Roanoke의 Pierre씨에게 판사는 12개월의 징역형과 1년의 보호관찰 및 2만불 정도의 벌금형을 주었다. 텍사스주에서 사업경비를 불려 Schedule C를 꾸미고 비현금기부금을 공제로 환급금을 불려온 Ajayi씨와 Villarreal씨는 앞으로 영원히 세무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것이 금지된다.

 

자동차 워런티를 팔던 알라마바주의 세일즈맨 Butler씨는 사업모델 특성상 저렴한 경비로 큰 수익을 올렸고 이 돈을 발빠르게 외국으로 빼돌려 해외의 지인 이름으로 지역보험상품에 가입해 본인의 해외금융자산소유권을 숨기고 (검사들은 이들을 “Insurance Wrappers”로 부른다) 소득신고를 하지 않았다. 보험상품을 해지하여 금괘 등으로 전환한 후에는 미국의 가족과 지인의 집으로 적절히 나누어서 송달해두었다. 유죄를 인정한 후 2020년 6월에 있을 선고를 기다리는 그의 법정최고형은 5년 징역형 후 보호관찰과 벌금형이다. 추적이 용이하지 않은 법망의 구멍을 이용한 고의성에 대한 괘씸죄와 더불어, 지금처럼 다들 어려운 시기에도 제대로 세금보고와 납세를 따르는 시민들에게 본보기를 보인다는 이유를 강조한 점이 눈에 띄였다.

 

사건을 읽다보면 세금 탈루의 행위가 생각보다 평이하고 단위가 낮다는 것에 항상 놀란다. 혹시나 액수에 “0”이 하나 빠졌나 의심이 들어 유심히 다시 읽어봐도, 올바로 적힌 숫자가 맞았다. 고객들이 흔히 들고오는 금액이라 어디에도 안전선을 그을 수 없다는 결론이다. 조사에 착수하고 기소되는 과정도 여러가지 경로로 시작된다. 그러니 세금 탈루로 인해 감옥을 갈 수 있는지에 답은 그 누구도 정확히 퍼센티지로 따질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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