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을 오르기 힘들게 만드는 슬개골 질환

무릎의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중에 유명한 것이라면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이 있을 것이고 젊은 사람의 경우 무릎 통증은 대개 운동이나 과사용으로 인한 특정 연골 혹은 인대 조직의 손상에 의한 통증이 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퇴행성도 아니고 손상도 아니지만 어떤 질환은 노년층과 젊은층에서 둘 다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니 그 대표적인 질환이 오늘 소개할 슬개골 연골 연화증이다.

필자의 진료실을 방문한 76세의 노신사 P씨는 언뜻 보기에도 매우 정정해 보이시고 병치레를 할만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는데 단 한가지 불편한 것이 최근들어 계단을 오를 때마다 무릎이 아프다고 하였다. 이상하게 걷는 것도 괜찮고 뛰는 것도 괜찮고, 계단을 내려가는 것도 괜찮은데 계단을 오를 때만 무릎이 아프셨다는 것이다. 진찰을 해보니 무릎의 십자 인대나 반월판 등의 손상이 의심될만한 소견이 없었고 마지막으로 슬개골 압박 검사를 해보니 매우 강한 통증이 유발되었고 다른 검사를 통해서도 슬개골 연골 연화증이 진단되었다. 슬개골은 무릎의 뚜껑 뼈를 말하는 것인데 연골이 연화되었다는 진단명 자체가 말해주듯이 슬개골 뒷면의 무릎관절의 접촉 부위가 부어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병리학적으로는 반드시 연골의 연화가 부종이 관찰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과거의 슬개골 연골 연화증이라는 진단명 보다는 대퇴슬개 통증 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어쨌거나 이런 슬개골 질환이 생기면 흔히 말하는 관절염과는 약간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 위에서 소개했듯이 계단을 내려가기가 더 어려운 관절염과는 달리 계단을 오르기가 힘들고, 걷기와 같은 일상적인 운동으로는 통증이 없는 경우도 많다. 물론 심해지면 통증으로 뛰기가 힘들어지고 나중에는 걷기만 해도 통증이 오는 경우도 있다.

본 칼럼에서는 노인의 예를 소개했으나 실제로는 운동선수들에게서 흔한 질환이며 이 병으로 필자를 찾는 환자들의 연령도 3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하다. 일단 발병하면 무릎의 양 옆은 괜찮은데 앞부분에 주로 통증이 온다. 간혹 오래 앉아있다가 일어나려고 하면 통증이 심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 증상은 질환의 특징적인 징후로 유명하다. 원인은 미상이지만 발, 발목, 무릎, 고관절 등의 구조적인 이상에서 생기기도 하고 치료는 구조적인 이상의 교정과 함께 주사, 약물요법, 물리치료로 가능하다. 여느 질환처럼 역시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치료에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해야 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