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과 직장

Q: 저희 남편이 파산 신청을 하려고 합니다. 질문은“남편이 파산 신청을 하면 아내의 직장 생활에 지장이 있는지요?”저는 지금 은행에서 근무를 하고 있으며 남편은 현재 직장이 없습니다.

 

 

A: 이솝우화 중에 여우와 두루미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우는 두루미를 저녁식사에 초대합니다. 음식은 넓적한 접시 그릇에 담아서 내놓았는데, 뾰족한 부리가 있는 두루미는 하나도 먹지 못하고 말지요. 한국의 파산법을 보면 여우가 준비한 음식처럼 느껴집니다. 파산을 해도 좋다고 법으로 정해놓고 사실은 파산하는 사람에게 상당한 불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법. 그래서 파산하지 못하게 만든 법.

 

채무자를 위한 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열악한 법이 한국의 파산법입니다. 한국에서 파산을 한다고 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사회적인 파멸을 뜻합니다. 신용불량자로 평생 낙인이 찍히고, 재기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재기하기 힘든 가장 큰 이유는 직업의 제한 때문입니다. 한국법하에서 파산자는 다음과 같은 자격이나 지위를 가질 수 없습니다: 공무원, 변호사, 공인회계사, 변리사, 공증인, 부동산중개업자, 사립학교 교원, 건축사 (이상은 사법상 제약); 후견인, 친족회원, 유언집행자, 수탁자 (공법상 제약); 주식회사/ 유한회사의 이사 (상법상 제약). 아울러 한국법하에서 파산신청은 채무자가 속해 있는 합명회사 또는 합자회사에서의 퇴사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미국법의 경우 파산보호 신청자가 파산신청을 하고 나서 사회활동을 하는데 있어 그 어떠한 제약이나 제한이 있어서도 안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파산신청을 이유로 해고를 한다거나, 계약을 파기 한다면 그것은 차별이다 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질문하신 분은 파산 당사자도 아니며, 당사자라고 하여도 은행에서 근무하는데는 파산이 결격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미국에는 이제까지 45명의 대통령이 있었습니다. 총 45명의 대통령 중 5명의 대통령이 파산을 한 적이 있습니다. 링컨, 제퍼슨, 그랜트, 맥킨리, 트럼프(회사파산)등의 역대 대통령은 모두 파산을 한 적이 있습니다.

 

파산을 해도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대통령 만 파산을 통해 재기를 꿈꾸어 온 것은 아닙니다. 많은 미국의 사업가들도 역시 파산을 통해 구제 받고, 재기의 발판을 다졌습니다. 포드 자동차의 창립자 헨리 포드, 디즈니월드의 주인공 왈트 디즈니, 하인즈 케찹의 주역 헨리 하인즈, 허쉬 초콜릿으로 유명한 밀튼 허쉬 등의 사업가는 모두 사업에 실패하고 많은 빚을 진적이 있으며, 그들은 한결같이 파산을 통하여 재기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하듯, 파산에 관한 미국과 한국의 법은 많이 다릅니다. 그래서, 파산자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기회의 나라 미국에서는 단 한번의 기회만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제2의 기회, 제3의 기회도 주어집니다. 남편께서는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마시고, 또 다른 도전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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