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주사 치료는 진통제인가 치료제인가?-2편

독자분들 중에서는 필자가 전에 교통사고 후에 생긴 목 통증에 대해서 몇 년 전 본 지면에 칼럼을 썼던 것을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다. 당시에는 목이 전혀 아프지 않았던 사람이 교통사고로 인해 새로운 통증이 생겼고 자기공명 영상촬영(MRI) 결과 경추 추간판 탈출증(목 디스크)과 같은 진단을 얻게 되었다거나 경추 후관절 증후군, 근막동통 증후군과 같은 병을 얻게 되어 치료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오늘 소개하는 L씨의 사례의 경우는 전부터 아팠던 부위가 더 아파졌다는 차이가 있을 듯 싶다.

 

어쨌거나 미리 선행하는 기저 질환이 있었건 없었던 교통사고 후 목 통증의 치료의 과정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경험적으로 보건대 기존의 질환이 있었던 경우 치료를 받고 나서도 나중에 재발할 가능성이 좀 높은 듯하고 필자도 환자들에게 이 점을 주지시킨다.
그런데 질문은 여기서 생겼다. 주사치료를 해도 나중에 통증이 다시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니 L씨는 그럼 이 주사는 진통제가 아닌가 하는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사실 L씨가 아니더라도 간혹가다가 다른 환자들로부터 그럼 주사치료는 단지 진통제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을 받는다. 이게 참 중요한 질문인 것이 주사치료를 받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므로 길게 설명할 필요가 느껴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사제는 진통제가 아니다. 필자 자신도 가끔은 필자 병원에 진통제를 구비하고 있다가 환자들이 너무 아파할때 진통제 주사라도 한대씩 놔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필자의 병원에는 진통제 주사가 없다. 통증을 전문적으로 치료한다는 통증재활의학과 전문의의 병원에 진통제가 없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면 좀 이상하기도 한데 사실이다.
필자가 쓰는 약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가 가능한데 한 가지는 염증을 내리는 약이고 또 한가지는 신경차단제이다. 염증을 내리고 신경을 차단한다는 것은 결국 통증을 치료한다는 것이므로 궁극적으로는 진통에 쓰이는 약이라고도 말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진통제로 분류하지는 않는다. 진통제라는 것은 아무래도 주사든 내복약이든 투여되었을때 혈관을 타고 온 몸으로 돌다가 결국은 뇌나 척수 신경 등에 작용해서 통증을 덜 느끼게 하는 작용을 하는 약제를 말한다.

 

하지만 필자가 쓰는 약은 통증이 일어나는 원인이 되는 부위, 그 부위가 근육이든, 힘줄이든, 디스크이든 상관없이 그 문제가 있는 부위에 주사를 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도모하는 것이지 그 자체로 통증을 잊게 하는 성분이 없기 때문에 진통제가 아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L씨를 비롯한 주사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서 흔히 질문되는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 답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