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 잘 쓰는 법 – 2편

지난 시간에 이어서 오늘은 타이레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아보려고 한다. 타이레놀은 일단 진통제이자 해열제이다. 타이레놀과 흔히 구별없이 사용되는 Advil(애드빌)이나 Aleve(알리브)와 같은 약과 타이레놀의 결정적인 차이는 애드빌이나 알리브는 소염진통제라는 것이고 타이레놀은 소염작용이 없는 단순한 진통제라는 것이다. 언뜻 생각하면 소염작용이 없으면 덜 좋은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특히 필자에게 무릎의 관절염으로 방문했던 P씨와 같은 사례를 생각해본다면 소염작용이 있어서 치료가 되는 약이 타이레놀보다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타이레놀은 어쨌거나 관절염에서는 치료제라기 보다는 진통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단순 진통제인 타이레놀이 오히려 소염진통제보다 관절염 치료에 더 좋은 수도 있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타이레놀은 다른 모든 소염진통제보다 위장에 훨씬 덜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대개 퇴행성 관절염은 만성적인 질환이기 때문에 오래 먹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소염진통제의 경우 위에 부담을 주어 속이 쓰리거나 소화가 안된다고 불평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특히 한국 사람은 더더욱 위장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조심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 타이레놀이 아주 좋은 대안이다. 타이레놀은 사실 이론적으로는 위에 전혀 부담이 없다.

 

왜냐하면 위장에서 위벽 보호성분을 공격하는 소염진통제와는 달리 타이레놀은 위벽에 거의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정말 예민한 사람은 신체적인 영향이 아니라 심리적인 영향으로 타이레놀을 먹고도 속이 아프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경우가 흔하지는 않다. 이런 장점이 있기 때문에 타이레놀은 속이 좋지 않은 사람도 부담없이 복용할 수 있다. 또한 타이레놀은 관절염 뿐만 아니라 두통, 근육통, 요통, 치통, 몸살 등에 쓰기도 하는데 대개 신속한 진통 효과를 보여주는 우수한 약이다. 물론 타이레놀로 심한 통증까지 치료하기는 어렵다. 필자의 진료실에서 처방되는 약들은 타이레놀보다 수십배 강력한 것들이 많다. 하지만 경증이나 중등도의 통증이라면 타이레놀을 먼저 시도해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P씨와 같이 퇴행성 관절염을 가진 경우라면 일단 500밀리그램을 필요에 따라 하루 한 번에서 세번까지 복용해보는 것이 좋다. 거의 매일 통증을 달고 사는 사람이라면 매일 복용해도 좋다. 실제로 미국 류마티스 학회의 권장 사항을 보면 거의 모든 관절염 환자에게 일차적으로 타이레놀을 권하고 있다. 만약 500밀리그램으로 통증이 멎지 않으면 650밀리그램이나 500밀리그램 두 알을 한꺼번에 복용해도 된다. 그런데 아무나 이렇게 복용해도 되는 것은 아니니 조심해야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다음 시간에 계속 이야기해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