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효과가 바로 나타나기도 하나요

shutterstock_143091082통증으로 인해 내원하는 분들을 치료할 때는 종종, 자침 후 통증이 있던 부위를 환자가 직접 움직여 보도록 하며 느껴지는 즉각적인 호전 반응의 여부를 확인한다.

이때 골절이나 인대파열 같은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면 보통 10명중 7명정도는 바로 통증이 상당하게 감소했다 라던지 뻣뻣하던 움직임이 훨씬 부드러워졌다 라는등의 즉각적인 호전 반응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즉석에서 큰 효과를 본 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금방 좋아질 수가 있죠?’ 라고 묻고,

별다른 변화를 경험하지 못한 나머지도 ‘원래 침 효과는 천천히 나타나는 거 아닌가요?’라는 식으로 반응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즉각적인 효과를 본 환자분들이건,

보지 못한 환자분들이건 ‘침 효과는 원래 천천히 나타나는 것이기에 여러 번 반복해서 맞아야만 효과를 볼 수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을 공통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본인의 임상 경험에 비추어 보면 침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그러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많다.

‘한방은(한의학은) 한방(단번)에 달라져야 진짜 한방(한의학)이다.’ 라고 표현할 만큼 침의 효과는 임상속에서 꽤 빠르고 극적으로 나타난다.

물론 병근의 뿌리를 뽑는 완치의 수준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개월 이상의 침치료를 요하기도 하고, 또 반드시 침에 한약이나 뜸치료를 더해야만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처음 치료에서 ‘완치’의 상태까지 도달하는 경우를 목표로 했을 때의 이야기이며, 침 치료를 통한 호전 반응을 경험해 보기 위해서는 보통 단 두 세번의 침 치료도 충분하다.

이는 즉각적인 호전반응을 알기 쉬운 통증 뿐 아니라, 내과 질환같이 장부의 근본적인 불균형으로 인해 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장대를 세우자마자 바로 그 그림자를 볼 수 있다’는 뜻인 ‘입간견영(立竿見影)’ 이라는 말이 오랫동안 침 치료의 속효성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어 온 사실을 생각해 보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만약 어떤 병증이 대략 20회 정도의 침 치료를 필요로 한다면, 이는 19회때까지 꾸준하게 치료를 받아야만 비로서

20번째가 되어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거나 매번 5%씩 꾸준한 속도로 완만하게 호전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경우 처음 2-3회 안에 병증의30-50%정도가 급격히 호전되고 그 이후 17-18회의 치료에 걸쳐 나머지 절반이 서서히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그래서 본원에서는 ‘침치료’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불안감이나 의심을 지닌 환자분들이 내원하면(보통 주변의 강권에 의해 내원하거나 한번도 한의학 치료를 경험해 보지 못한 외국인들의 경우 그렇다),

초진 이후 병증이 침의 적용증이라는 확신만 선다면 ‘그냥 눈 딱 감고 세번만 침을 맞아본 후 직접 결정하시라’고 한다.

이는 그만큼 ‘침 효과는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며, 일단 환자 입장에서도 오랫동안 변화가 없던 병증이 침을 통해

단기간에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만 있다면 그 이후 ‘완치’의 단계까지 가는 치료의 여정 자체가 훨씬 수월해지게 된다.

만약 어떤 환자가 이미 여러번 침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호전되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아마도 이는 병증 자체가 골절이나 심한 피부질환 같이 애초부터 침만으로 치료하기는 힘든 종류의 질병이었다던지,

이미 십 수년 이상 방치된 질병의 병근이 너무 깊어져 이제는 침만으로는 역부족하게 되어 버린 상태라고 보면 거의 틀림이 없다.

또 그런가 하면 특별히 다친 기억도 없는데 갑자기 허리나 발목에 통증이 생기면서 불편해지는 경우도 있는데,

실제로 한 두번의 치료만으로도 병증이 깨끗이 완치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근육처럼 다른 조직보다 기혈을 많이 품고 있는 조직은 침의 효과도 훨씬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 요즘은 운동을 하다 실질적인 부상을 입고 내원하는 경우보다 오히려 운동 부족이나 잘 못된 자세등을 통해 근육이 굳어지는..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애초부터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증상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갑자기 몸의 어딘가 불편해 졌다면

고민하며 안으로 병을 키우기 보단 다른 치료보다 많은 경우 월등한 속효성이 있는 침 치료를 시도해 보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