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치료의 효과는 얼마나 빨리 나타날까?

대부분의 통증은 단 한번의 침치료로도 좋아지기 시작한다
본원에서는 통증으로 인해 내원하는 분들을 치료할 때마다 꼭, 침 치료 직후 통증이 있던 부위를 환자가 직접 움직여 보도록 하면서 느껴지는 즉각적인 호전 반응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이때 골절이나 인대파열 같은 큰 부상만 입지 않았다면 보통 10명중 7명정도는 바로 상당한 양의 통증이 감소했다 던지, 뻣뻣하던 움직임이 훨씬 부드러워졌다 라는 등의 즉각적인 호전 반응을 경험한다.
재미있는 점은 이렇게 즉석에서 큰 효과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금방 좋아질 수가 있죠?’ 라며 신기해 한다면, 즉석에서 별다른 변화를 경험하지 못한 나머지는 ‘원래 침 효과는 천천히 나타나는 거 아닌가요?’라며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즉, 즉각적인 효과를 본 환자분들이건, 보지 못한 환자분들이건 공통적으로 ‘침 효과는 원래 천천히 나타나는 것이기에 여러 번 반복해서 맞아야만 효과를 볼 수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듯 하다는 것이다.

 

 

 

한방은 한방에 달라져야 진짜 한방이다?
하지만 본인의 임상 경험에 비추어 보면 원래 침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그러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많다. 그래서 어떤 이는 이 같은 현상을 경험한 후에 ‘한방은(한의학은) 한방(단번)에 달라져야 진짜 한방(한의학)이다.’ 라고 단언하기도 하는데, 이만큼 침의 효과는 임상속에서 꽤 빠르고 극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침 치료의 속효성은 예전부터 침치료의 특성을 표현하기 위해 자주 사용해온 표현 중 하나인 ‘입간견영(立竿見影)’이라는 말 속에 잘 들어나 있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장대를 세우면 바로 그 그림자를 볼 수 있다’는 뜻으로, 침(장대)을 하나 꽂으면 그 효능(그림자)을 바로 볼 수 있는 것이 침치료의 묘미라는 뜻이다.

 

 

 

침 치료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단 두세번의 치료면 충분하다
물론 병근의 뿌리를 뽑는 완치의 수준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종종 수개월 이상의 꾸준한 침치료가 필요하며, 또 질병의 깊이에 따라 반드시 한약이나 뜸치료를 더해야만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벼운 질환에 대해서는 침 치료를 통한 호전 반응을 경험해 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보통 단 두 세번의 침 치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는 즉각적인 호전반응을 알기 쉬운 통증 뿐 아니라, 내과 질환같이 장부의 근본적인 불균형으로 인해 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본인은 ‘침치료’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불안감이나 의심을 지닌 환자분들이 내원하면(보통 주변의 강권에 의해 내원하거나 한번도 한의학 치료를 경험해 보지 못한 외국인들의 경우), 초진 이후 병증이 침의 적용증이라는 확신만 선다면 ‘그냥 눈 딱 감고 세번만 침을 맞아보면 직접 그 효능을 알게 될 것이라’는 호언 장담을 하기도 한다. 이는 그만큼 ‘침 효과는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침 치료를 몇 번 받아도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만약 어떤 환자가 이미 여러 번 침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호전되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아마도 이는 병증 자체가 골절이나 심한 피부질환 같이 애초부터 침만으로 치료하기는 힘든 종류의 질병이었다던지, 이미 십 수년 이상 방치된 질병의 병근이 너무 깊어져 이제는 침만으로는 역부족인 상태로 악화되어 버린 상태라고 보면 거의 틀림이 없다.
침 치료 한두번 만으로도 깨끗이 낫는 경우
또 그런가 하면 특별히 다친 기억도 없는데 갑자기 허리나 발목에 통증이 생기면서 불편해지는 경우는 오히려 한 두번의 치료만으로도 깨끗이 완치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운동을 하다 실질적인 부상을 입고 내원하는 경우보다 오히려 운동 부족이나 잘못된 자세 등을 통해 기혈이 막히면서 근육이나 힘줄 같은 조직이 굳어진 경우라, 한의학적인 관점에서는 애초부터 막힌 부분을 뚫어만 주면 쉽게 회복될 수 있는 종류의 질환이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뼈나 연골같은 조직보다 근육이나 힘줄처럼 기혈을 많이 품고 있는 조직은 침의 효과가 훨씬 강하고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처럼 몸의 어딘가 특별히 다친 기억이 없이도 불편해지기 시작한다면, 대체 이 병이 어디에서 왔는가를 고민하며 그저 안으로 병을 키우기보다는 침 치료를 우선 시도해 보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