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에 척추를 관리해야

샤워를 하고 수건을 집다가 벽에 고정되어 있는 스테인레스 수건 걸이가 갑자기 땅으로 떨어졌다. 다행히 발등으로 떨어지지 않아서 다치진 않았지만, 수건 걸이 끝부분이 꽤 날카로워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살펴보니 조그만 나사를 이용해서 수건걸이가 벽에 고정되어 있었는데 잦은 사용과 함께 세월이 흐르면서 나사가 저절로 빠지면서 수건걸이가 헐렁거리게 된 것이다. 혹시나 해서 다른 화장실의 수건걸이를 확인해보니 제대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없었다. 만약 딸이 수건을 당기다가 수건걸이가 얼굴로 떨어졌다면 하는 생각을 하니 소름이 끼쳤다.
그동안은 누가 관리해주는 아파트에서 살다가 처음으로 내 집을 관리를 해야하니 모르는 것이 많아서 꼭 한번은 사고가 나야 뒷처리를 하면서 배운다. 2년전에는 겨울에 지하실 파이프가 얼어 터져서 한달 동안 공사하느라 고생했고, 얼마전에는 나무로 만든 DECK의 마루에서 못대가리가 튀어나와 발에 찔린 적도 있다.

 

이렇게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있는 건물도 손을 타고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문제가 발생하면서 관리가 필요해지는데 과연 대들보 역할을 하는 우리의 척추는 어떤가? 일반적으로 물리적 충격에 의한 사고가 나야 척추를 다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척추는 일상 생활속에서 수도 없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허리를 숙여 세수를 하거나, 부엌에서 설겆이를 하거나, 전화나 책을 보거나, 심지어 누워서 잘때도 척추는 스트레스를 견디면서 우리 몸을 보호한다.

 

척추의 마디마디를 잘 살펴보면 수건걸이의 나사가 한쪽 방향으로만 빠지는 것처럼 척추도 스트레스에 의해서 틀어지면 뒤로 서서히 빠진다. 척추는 뒤로 빠지면서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그러면서 척추의 마디가 수건걸이처럼 헐렁거리게 된다. 그와 동시에 척추 주변의 근육이 뭉치면서 빠진 척추의 마디를 고정시킨다. 가끔씩 허리나 목이 뻐근함을 느낀다면 척추가 무리를 받으면서 빠지려고 하는 것을 근육이 잡아주는 것이다. 만약 잠을 잘못 잔 것처럼 갑자기 목이 안돌아가거나 허리를 펼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척추가 빠진 상태가 악화가 되면서 척추주변의 조직이 손상되고 신경을 누를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근육이 마치 석고처럼 굳으면서 틀어진 척추를 잡아주는 것이다. 이렇게 척추 관절이 틀어지면서 근육이 뻐근해지거나 굳게되면 이를 치료하는 방법은 결국 하나 밖에는 없다. 틀어진 뼈를 밀어서 제자리로 교정시켜주어야 한다. 그럼 근육이 저절로 풀이면서 다시 관절을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어떤 사람은 교정을 안해도 약을 먹거나, 침을 맞거나,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뭉친 근육이 풀어지는데 이건 어떻게 된거냐 하고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뼈가 틀어진 상태에서도 무리가 가지않게 눕거나 보호대를 차고 근육과 관절이 충분히 쉬어준다면 틀어진 관절에 의해 손상된 조직이 자연치유되면서 뭉쳤던 근육이 풀릴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도 잘 살펴보면 척추 바깥쪽의 큰 근육(관절을 움직이는 근육)만 풀린 것이지 척추 안쪽의 작은 근육(관절을 잡아주는 근육)은 딱딱하게 긴장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즉 틀어진 관절이 제대로 교정이 안되면 결국 세월이 지나면서 척추가 굳어버린다. 척추가 틀어진 상태로 오래 방치한 노인의 몸을 만져보면 마치 나무처럼 딱딱하고 허리나 목이 굽어 있거나 관절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본다. 이렇게 근육이 굳으면서 혈액 및 신경 순환이 떨어지며 여러가지 병이 시작된다.

 

수건걸이가 헐렁거리기 전에 간단하게 드라이버로 나사를 조여주면 큰 사고를 예방하는 것처럼, 척추가 틀어져서 디스크와 같은 조직을 손상시키고 신경을 누르기 전에 교정으로 척추를 잡아주는 것은, 100세 시대에 사는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필수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