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연예 교육특집 시리즈 2-학원교육의 현재와 나아갈 방향은?

 

한국식 학원교육, 북버지니아 정착, 비판 줄어들고 효율성 입증돼 주류학생도 늘어
“책임있는 학원 전문가 많이 나와야”지적도, 테크놀로지, 멀티미디어 사용이 나아갈 방향

 

한국식 사교육, ‘즉 ‘학원교육’이 미국에 뿌리내린지 오래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워싱턴 지역 대부분 한인 학생들은 음악, 미술 등 예체능계 학원 및 과외를 받은 적이 있으며 SAT학원 등 영어, 수학 학원을 다녀본 적 있다고 대답한 학생들도 절반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바뀌고 있다. “입시교육의 폐해를 피해 온 미국에서 또다른 교육적 병폐를 양산한다”는 눈총을 받았던 한국식 사교육은 “미국 학부모들도 자녀들의 공부 잘 시키고 싶은 똑같은 바람을 같고 있기 때문”에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한 주류언론의 관심을 받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버지니아 페어팩스 교육 전문가들도 “지나친 사교육 의존이 한국에서는 문제가 되고 있지만, 창의성과 독립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미국에서는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될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입소문을 타고 한인들 뿐 아니라 미국 학생들의 학원 수강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스펙을 갖추면 대학에 진학하기가 유리해짐에 따라 수학경시대회 등의 입상을 목표로 하는 학원 프로그램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현직 교사를 집으로 불러 과외를 받는 경우도 존재한다고 일부 학부모들은 밝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 고교에 근무중인 교사 C. 헤인스 씨는 “많은 SAT 학원들이 있지만 문제유형에 맞춰 답을 찾는 방식을 가르쳐 주는 방식이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점수를 올릴 수는 있지만, 실력이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SAT점수를 잘 받아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더라도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다. 다양한 체험을 바탕으로 대학에 들어온 미국 학생들 속에서 견뎌내기 어려울 것”아라고 말했다.

 

반면에 한인 학원 관계자 김 모씨는 “미국의 공교육은 상위 40%를 위해 강의하는 시스템”이라면서 “공교육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학원은 1:1 교습 등을 통해 배움과 성적향상의 기회를 적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학생들을 위해서는 한국 학원식 맞춤형 교육이 제일 효율적이다”고 밝혔다.
온라인매체 쿼츠가 교육시장 분석기관 에드서지를 인용해 발표한 기사에 따르면 미국내 아시아계 부모들은 미국 부모들에 비해 자녀 과외비를 7배나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쿼츠는 동아시아계 학생들이 수학, 과학 등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것은 부모들이 상당한 돈을 과외에 쏟아붓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역 학부모들은 아직까지 미국내 학원들의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9학년생 자녀를 둔 학부모 이 모씨(센터빌 거주)는 “시설이나 규모 면에서 마음에 드는 학원을 찾을 수 없었다”면서 “대신 경험많고 믿을 수 있는 교사를 보유한 학원을 물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11학년생 자녀를 둔 학부모 정 모씨(페어팩스 거주)는 “미국 학원들은 한국과 달리 성적관리, 학부형관리, 강사관리, 교재관리 등이 모두 취약한 것 같다”면서 “더욱 전문적인 한국식 학원시스템이 도입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한편 한인 학생들의 성장에 따른 전반적인 학원 등록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 학생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영어와 수학 학원에 다니는 경우가 많지만 한인 학생들은 대부분 중학생 때부터 본격적인 학원 생활에 돌입한다. 학업성적이 좋은 중학생들이 많이 찾는 코스는 특목고 준비반이다. 북버지니아 지역 한인 학원의 경우 대부분 공립 고등학교로 지역 최고 명문인 ‘TJ 과학고’ 입시코스를 운영 중이다. 대부분의 한인학원들은 경쟁적으로 특목고 준비반을 운영하며, 입학을 위한 비법을 알려주고 성적을 올려간다.

 

학생들이 고등학생이 되면 SAT반은 필수다. 주로 10학년이 끝나고 여름방학 때 SAT캠프가 집중적으로 개설된다. 이 여름캠프를 통해 점수 올리기 작업이 시작되며 9월에 새 학년이 시작된 이후에는 토요일을 이용해 6개월가량 학원에 더 다니면서 점수를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페어팩스 소재 케이앤이 아카데미 데이빗 조 원장은 “15년 경력을 집약해 모은 자료와 직접 집필한 교재를 통해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 원생들이 원하는 성적을 거두는 목표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한국 이민자들의 미국 정착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자식 교육”이라면서 “한인 1세대들의 아메리칸 드림인 자녀들의 성공에 이바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데이빗 조 원장은 “우후죽순처럼 학원들이 생겼다 사라지는 것을 반복하고 있는데, 학원을 경영하거나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자신들의 행위에 아이들의 ‘인생과 진로’가 달렸다는 점을 확실히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명문대 출신의 공무원이나 샐러리맨들이 돈벌이로 SAT과외나 파트타임 강사로 활동하는 것을 볼 때 착찹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면서 “열정과 노력 못지않게 경력과 실력, 노하우가 중요한 학원 사업에 좀 더 확실한 교육관과 능력을 갖춘 전문가들이 뛰어들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조 원장은 “기초원리를 가르쳐주고 맞춤형 학습을 진행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시험에서 원하는 성적을 올릴 수 있다”면서 “일부 학부모들이 강남으로 원정 SAT학원을 보내기도 하는데,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원시장이 나아갈 방향은 어떨까? 교육 관계자들은 태블렛과 PC사용이 보편화된 현 상황에서 학생의 학습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개인의 학습 스타일에 최적화된 학습 환경을 지원하는 어댑티브 러닝(adaptive learning) 플랫폼과 에듀테크(Education과 technology의 합성어)가 그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을 필두로 소니, 인텔, 애플 등 주요 첨단기업에서 증강현실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증강현실 학습 앱 시장도 함께 태동하고 있다. 현장 트레이닝에 활용할 수 있는 기업부문의 수요가 가장 큰 편이나, 점차 유치원•초•중등 학습시장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실제로 구글은 지난해 5월, 해외 유적지, 박물관, 우주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 장비 익스페디션(Expedition)을 학교에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해 10만 명 이상의 유치원•초•중등 학생이 이용하고 있다. 아울러 가상현실 기기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과 함께 알케미 러닝(Alchemy Learning), 엑소 유(Exo U) 등 유치원•초•중등 교육시장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상품이 출시된 상태다. 딜로이트 컨설팅의 2016년 통계에 따르면, 미국 학교에서 수업에 증강•가상현실 장비 등 시물레이션 기반 학습을 도입한 비율은 13%에 이른다.

 

또한 통계에 따르면 2016년 학교 또는 학군에서 학생 한 명당 1~5달러의 비용으로 라이센스 구입이 가능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교육용 게임 플랫폼 마인크래프트(Minecraft), 고등교육기관을 대상으로 무료 사용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유니티 에듀케이터 툴킷(Unity Educator Tookit) 등 저렴하게 활용 가능한 제품 출시로 활용률이 증가하고 있다. 딜로이트 컨설팅 조사에 따르면 2016년 수업에 게임기반 학습을 활용하는 비율은 52%로 조사됐으며 초등교육에서의 활용 비율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강•가상현실, 교육용 게임 앱 등 활용에 적합한 모바일 기반 학습 기기 시장도 성장세가 뚜렷하다. 지난 2016년 유치원•초•중등 교육에서 태블릿 활용률은 51%로, 컴퓨터(데스크톱 54%, 노트북 56%) 활용률에 근접했으며 8학년 미만의 초•중등 교육에서는 태블릿 이용률이 노트북 활용률을 상회하고 있다. 워싱턴DC, 북버지니아의 공립학교에서의 태블릿 이용 수업은 전면화 된 상태다. 특히 이같은 교육방식은 단시간에 사용자의 학습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플랫폼의 효과가 증명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가운데 개인의 학습스타일에 최적화된 학습 환경을 지원하는 어댑티브 러닝(Adaptive Learning)이 교육 시장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 및 콘텐츠를 사업자별로 개발하고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활용하는 방법이 학원시장의 나아갈 방향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