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질병 – 2편

지난 번에 아령운동을 무리하게 하다가 어깨의 힘줄이 끊어진 M씨의 사례를 소개한 바가 있다. 아마도 젊은 사람처럼 힘든 운동을 할 수는 있었지만 하고 나서 결과가 좋지 않아진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 한가지 사례를 보기로 하자. 54세 여성 B씨는 한눈에 보기에도 매우 건강이 넘쳐 보였다. 젊은 필자보다도 더 탄탄하고 햇빛에 그을린 피부를 가지고 있었고 몸에 체지방이라고는 하나도 없을 듯한 날씬한 몸매를 가진 분이었다.

 

그런데 이 분이 오신 이유는 고관절 통증이었다. 전에 이미 고관절이 무엇인지 소개한 바가 있긴 하지만 시간이 오래 되었으므로 다시 설명하지만 영어로는 hip joint라고 하며, 쉽게 말해서 엉덩이 부분에 있는 골반과 허벅지 뼈를 연결하는 관절을 말한다. 무릎은 허벅지 뼈와 그 아래의 종아리를 연결하는 관절이니 다리에서 무릎과 더불어 가장 크고 중요한 관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B씨는 이 중요한 고관절에 통증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생긴 원인은 본인이 너무 잘 알고 계셨다. B씨는 믿기지도 않게 마라톤을 취미로 하는 분으로서 오랫동안 달리기를 해 왔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마라톤 트레이닝을 하다가 점차 엉덩이 부분에 통증이 생겨서 요즘은 운동을 못하고 있었고 때로는 걷기도 힘들어져서 절룩거리면서 걷게 되어 필자를 찾아온 것이었다.

 

나중에 고관절 MRI(자기공명 영상촬영)을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관절에 염증이 있고 물이 차 있는 소견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제 마라톤을 쉬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게 된 것이다. 이 경우 역시 운동 때문에 병이 악화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운동과 관련해서 이야기할 때 필자가 자주 예로 드는 또 다른 사례는 한 대사관 주재원의 사례이다. 본 칼럼에서 이미 소개되었던 바가 있으므로 짧게만 이야기하지만, 그 분의 경우는 평소에 허리에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골프를 치다가 급격한 허리 통증과 신경마비 증상이 와서 응급실로 실려가서 응급 수술을 받고도 완전히 회복이 되지 않아 후유증으로 고생했던 사례였다. 골프는 노인도 할 수 있는 안전한 운동인 것처럼 생각이 되지만 필자에게 오는 요통 환자들의 상당수는 이렇게 골프를 즐기다가 요통과 디스크 증상이 악화된 경우가 종종 있다.

 

역시 얼마 전에 본 칼럼에서 역시 소개되었던 또 한가지 사례는 역기를 들다가 어깨의 회전근개 근육과 연결된 힘줄이 파열되어 상당기간 치료를 받으면서 고생을 했던 남성의 사례를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운동도 과하면 병이 된다. 이제 다음 시간에는 어떤 운동이 병이 되고 어떤 운동이 약이 되는지 알아보기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