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울때는 무슨 문제일까? – 3편

지난 두 번의 칼럼에서 어지러움증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 소개한 바가 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진단하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사실 원인이 매우 다양하다 보니까 진단도 그 의심되는 원인에 맞춰서 달라져야 하는데 그 많은 검사를 무조건 해보고 보는 식의 접근은 비용과 시간의 낭비일 뿐더러 원하는 결과를 얻기조차도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어지러움증을 흔히 진단적으로 접근할 때는 이게 중추신경성인지 말초신경성인지 구분하는 것이다. 중추신경이라 함은 대뇌와 소뇌, 뇌간, 청신경 등이 되겠는데 이런 데에 문제가 생겨서 어지러움증이 온다면 영상의학적인 검사법이 도움이 된다. () 흔히 자기공명 영상촬영이나 컴퓨터 단층촬영이 바로 그것인데 다시 말하지만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있어서 어지러움증이 생기는 것이 충분히 의심될 때 하는 검사법이다. 만약 어지럽다고 해서 이유를 깊이 따지지도 않고 뇌에 대한 자기공명 촬영을 했다고 해보자.

 

일단 검사는 했으니 뭔가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중추신경에서 오는 어지러움증의 원인은 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대개 100명 중의 한 명 미만이 자기공명 영상 촬영으로 어지러움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검사를 해도 딱히 뭐가 원인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필자에게 오는 어지러움증 환자들은 뇌도 찍어보고 다 검사해봤지만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하는데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다. 원인으로 의심되는 것을 골라서 찾아봐야지 무조건 2000불짜리 사진 찍었다고 결과가 나오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마치 허공에 대고 총을 한 방 쏘고는 왜 새가 한 마리도 안 떨어지는가 하고 불평하는 것과 똑같다.

 

어지러움증의 원인의 대부분은 물론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지만 속귀의 전정기관이나 신경이 이상인 경우가 많다. 이런 이상의 진단은 동적 자세 검사기, 회전의자 검사, 비디오 안진 검사기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다행히도 본원은 이 모든 검사기가 도입이 되어 어지러움증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데 이에 더 나아가서 환자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워싱턴 디씨와 버지니아의 지역사회의 의사들에게도 어지러움증의 최신 진단법을 소개하고 교육하는 기관으로 협약이 되어 있기도 한다.

 

메디케어를 비롯한 각종 보험에서도 어지러움증으로 인한 낙상 사고의 사후처리보다는 사전에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로 환자를 보호하고 비용도 절약하는 2 중의 장점이 있는 이런 검사를 장려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큰 검사 비용을 지우지 않고 있기도 하다.
어쨌거나 어지러움증은 흔하다고, 아픈데 없다고 무시받는 병이지만 그 결과는 매우 무서울 수 있다. 이런 무서운 결과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당장 참을만하다고 무조건 참는 것은 미덕이 아닌 만큼 빨리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