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울때는 무슨 문제일까? – 1편

필자가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지역에 통증의학이라는 생소한 분야를 한인들에게 소개하기 시작한지도 이제 2년이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필자를 찾는 환자들은 필자가 무엇을 하는 의사인지 필자와 같은 의사와 물리치료사나 카이로프랙터의 차이가 무엇인지 대강을 알고 오시는 분이 이제는 많아졌다. 전에는 메디컬 닥터인 필자에게 마사지같은 것을 안해준다고 불평하시던 환자도 계셨던 것을 생각하면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통증의학을 공부하기 전에 내과학이나 가정의학 전문의 과정을 두루 거쳤다는 것을 아시는 분들 사이에서는 필자가 모든 병을 다 골고루 볼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통증과 별로 관계가 없는 질문을 하시는 분들은 아직도 많다. 필자가 당장 전공하고 있지는 않지만 과거의 경험을 비추어 최선의 답을 해드리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항상 환자가 원하는 답을 하기는 한계가 있는 듯하다. 그 중에서 자주 듣는 질문이 필자의 전공이 아니지만 다리가 붓는다는 문제가 있었고 얼마전 이것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몇 번에 걸쳐서 본지에 연재한바가 있다.

 

 

오늘은 필자의 전공인 통증과 딱 맞는 것 같지는 않아보이지만 실제로는 재활의학을 전공한 필자가 많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어지러움증이라는 증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어지러움증은 사실 한가지 전공과목을 공부해서 보기가 어려운 증상이다. 어지러움을 일으키는 양성 발작성 현훈은 주로 이비인후과 의사가 진단하고 치료하기도 하고, 척추동맥 협착증으로 인해 문제가 생기면 혈관외과 질환이 되기도 하며, 소뇌 뇌졸중이라고 한다면 신경과 의사가 봐야 하는 질환이 되기도 한다. 또 심장의 부정맥이나 심부전 등이 원인이라면 심장내과 의사가 치료해야 하고, 비특이성 어지러움증은 가정의학과나 내과 의사가 진단하고 약을 시도하기도 한다.

 

 

여담인데 많은 환자들이 어지러우면 빈혈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하고 계신데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어지러움과 빈혈은 별로 관계가 없다. 어지러움증은 주로 신경계, 내이의 전정기관 등의 문제로 생기기 때문이기도 하고, 빈혈 자체가 주는 증상은 어지러움증이 아니고 숨이 쉽게 차다거나 피로를 쉽게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한국인은 어지러우면 빈혈이라는 공식을 가지고 있는데 아마도 한방에서 이런 진단을 주로 내렸기 때문에 이렇게 알고 계시는 경우가 많은 것이 아닌가 싶다. 어쨌거나 이렇게 수많은 진료과목에서 개입이 될 여지가 있는 어지러움증이라는 증상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역으로 말하면 그 누구에게 가도 속 시원한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의사들이 서로가 자기 분야가 아니라고 다른 사람에게 보내다가보면 환자는 목숨이 달린 문제도 아닌지라 그냥 쉽게 포기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시간에 계속 이야기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