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주가를 하락시킨 美대법원 온라인 판매세 판례 설명

딸기우유에는 있고, 흰우유에는 없는 것? 한국의 부가가치세다. 국민 기초생활필수품으로 분류되는 흰우유는 미가공식료품인 원유로 부가가치세가 면제되고, 딸기맛 착향료와 딸기농축과즙이 들어간 딸기우유는 가공품으로 분류되어 10%의 부가가치세가 더해진 가격을 소비자가 내게 된다.
이와 달리 미국은 판매세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세율도 지역마다 다르다. 판매세는 소매업자가 최종소비자에게 부과해서 받은 다음, 주 정부에 고스란히 대행 납부하는 돈이므로 회사의 소득도 아니고 비용도 아니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입한 후 결제하기 전 마지막 계산서를 보면 물건값 외에도 판매세 (Sales Tax)와 운송비 (Shipping)가 따로 부과된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지역과 거래할 땐 판매세가 붙지 않기도 한다. 기준이 무엇일까?

 

26년 만에 온라인 판매세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뒤집는 또다른 대법원 판결이 최근에 나와서 여기에 소개한다. 앞으로 온라인쇼핑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번 판매세 법적 전쟁은 2016년에 시작되었다. 사우스 다코타주 (South Dakota)는 주 내에 물리적 시설이 없더라도 온라인 소매업체들에게 판매세를 징수할 수 있다고 결정했고, 이에 반발한 웨이페어(Wayfair)라는 온라인 가구판매업체와 오버스톡닷컴 (Overstock.com) 등의 온라인 소매업체들이 단결해 사우스 다코타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었다.

 

주 항소법원에서 먼저 온라인 소매업체들이 승소했지만, 사우스 다코타주에서 이에 불복하며 미 연방대법원까지 상고했고, 2018년 6월 21일 대법원 판결은 26년 전 판례를 뒤집으며 결국 사우스 다코타주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사우스 다코타 주에 물리적 기반을 두지 않은 온라인 소매업체라 하더라도 주 주민들과 연간 200건 이상의 거래를 했거나, 주 내에서 1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거둔 소매업체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에게 판매세를 물리도록 한 사우스 다코타 주의 법안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놓았고, 이는 온라인소매업체인 아마존의 주가를 즉시 1.1% 가량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번 판결을 낸 미 연방대법원 (Supreme Court of the United States)이 어떤 곳인가. 미국 최고의 사법 기관으로 매 년 10,000건 정도가 상고되지만 일 년에 끽해야 약 100건 정도 (1%)의 국가적 중요도를 가진 사건만 상고를 허가하여 대법관들이 같이 심리하는 곳이다.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 더 이상 상고할 법원이 없다. 비록 대법원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연방대법원 (Supreme Court)보다 농구 코트(Basketball Court)가 높다고들 하지만 말이다. 실제로 워싱턴 D.C.에 소재한 대법원 건물 맨 위층에 떡하니 농구 코트가 자리잡고 있다.

 

국가적 중요도를 가진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례는 곧 미국 전체법이 된다. 마리화나의 의료적 사용, 동성애자 결혼 문제, 오바마케어 등 현 시대를 반영하는 굵직한 판결문들이 나온다. 온라인쇼핑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반영한 이번 Wayfair 판매세 판결도 예외가 아니다. 40여 개의 주정부 기관 인사들이 이번 대법원 구두변론 (oral argument) 공판에 참석하여 사우스 다코타 주를 응원했다. 결국 대법관들은 해당 주 내에 꼭 “물리적 시설”이 있어야 소비자에게 판매세를 물릴 수 있다는 원리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규칙이라고 설명하며, 이는 온라인 소매업체들에게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대를 제공하여 경쟁의 우위를 차지하도록 함과 동시에, 각 주의 심각한 재정손실 또한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늘 아마존과 CEO를 탐탁치 않게 여겼던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늦었지만 대법원이 온라인 판매세 부과에 손을 들어줬다”며 “공정성과 미국을 위한 큰 승리이며, 소비자와 소매업체들에게도 대단한 승리”라고 언급했다. 이를 본 언론인들은 “소비자를 위한 승리라고? 제발 좀!”이라는 답글이 잇달았다. 이번 판결 결과는 아마존을 비롯한 온라인쇼핑 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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