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사관과 월드컵 4강

고등학교를 다닐때, 한국인이 우수하지 않다고 암암리에 우리를 세뇌시켰던 선생님이 계셨다. 강의 중간 중간에 선생님은 ‘한국인은 모래같이 뭉치지 못하고 일본인들은 진흙처럼 꽁꽁 뭉친다’ ‘조선왕조는 500번이 넘는 외세의 침략을 받은 약한 나라였다’ ‘조선왕조는 늘 당파싸움으로 국민들을 외면한 나라였다’. 선생님이 가르치시는 것은 모두 진리라고 생각하던 어린학생들에게는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그다지 자랑스럽지만은 않은 것으로 간주되었다. 대학에 가서야 그것이 식민사관이고, 일제통치의 유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나 둘씩 깨지던 식민사관이,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새벽에 소리 소리 지르고 응원하면서, 한국인이라는 자부심과 자긍심에 식민사관은 뿌리채 뽑혀버렸다. 일본을 늘 의식하고, 경쟁하고, 힘든 목표라고 바라보다가, 월드컵을 통해서 일본은 물론 유럽의 강국들도 한번 해 볼만하다는 자신감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삼성전자 제품이 일류 브랜드가 되고, 현대차가 우수차 브랜드로 바뀌는데는, 월드컵을 통한 한인들의 자신감이 크게 기여했다고 본다.

 

 

 

그런데 아직도 가끔 식민사관에 포로가 된 한인들을 본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보다는 백인 에이전트를 선호하는 손님, 은행의 한인융자 전문가보다는 백인 은행직원을 선호하는 손님, 반대로 한국인 손님은 상대하지 않는다고 자랑하는 에이전트와 융자인들. 이는 솔직한 견해에서 본다면, 자기보호 본능에서 온다고 본다. 실제적으로 일제치하에서도, 일본순사보다 순사 앞잡이가 더 무서웠다. 같은 동족임을 앞세워 다가와서는 어느새 적의 선봉장으로 바꿔어 있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한인들에게 경제적 피해를 가장 많이 주는 집단도 한인들이다. 현실이 이토록 험난하니, 아예 한인은 피해 가자는 것이다.

 

 

 

이상적인 사회에서는 교통경찰은 필요가 없다. 모든 사람들이 교통규칙을 지키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시민들의 안위를 위해서만 일하고, 주식시장은 회사의 실적으로만 평가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잔혹하다. 911 테러가 발생했을 당시, 인터넷에는 911가족을 빙자한 성금모금 사기가 휑휑했다. 몇몇은 911 테러 피해가족이라고 등록해서 성금을 타가기도 했다. 어느 연구에 의하면, 어느 집단이라도 30%는 윤리적 의식이 미약하다고 한다. 즉, 경찰, 판사, 신앙인, 교사를 망라해서 어느 집단이나 30%는 윤리적 사고관이 미약한 것이다.

 

 

 

 

그래도 일부 한인들이 타민족을 선호하는 이유는 소수의 도덕적이지 않은 에이전트, 융자인, 손님들에 대한 나쁜 소문.경험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불미스런 경험은 전체 부동산 거래량의 극소수에 불과하다. 본인이 지극히 운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꼭 한인 전문가들을 상담 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지인들의 추천은 물론, 소비자들의 리뷰를 통해서 그 전문인의 진실성을 찾을수 있다. 이제는 본인도 레스토랑을 갈때, 소비자의 리뷰를 검토하지 않고 가는적이 없다. 광고의 극찬보다는 소비자들의 솔직한 리뷰가 정확하기 때문이다.

 

 

 

 

많은 한인들이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를 통해서, 한인 융자인의 도움으로, 한인 타이틀 회사에서 만족한 비지니스를 경험한다. 이제는 삼성전자 핸드폰이 거리낌없이 최상의 제품으로 느껴지듯이, 전문가들도 소비자들도 다 같이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식민사관을 깰 때가 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