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근관 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

shutterstock_173985155-326x245갑자기 손목과 손가락에서 저린 증상이 나타나면, 단순히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나?’ 까지만 생각하고는 문제를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본인이 유난히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에 속해 있다면 이런 경우, 카팔 터널 신드롬(Carpal Tunnel Syndrome), 즉 수근관 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할 수도 있다.

손목 앞쪽의 피부조직 밑에 손목을 이루는 뼈와 인대들에 의해 형성되어 있는 작은 통로를 수근관이라 하고, 이 안으로는 9개의 힘줄과 하나의 신경이 손 쪽으로 지나가는데 이 곳을 지나가는 정중신경이 어떤 이유로 인해 눌리면서 통증을 포한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수근관 증후군이라 지칭한다. 평생 이 질환에 걸릴 확률은 50%이상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인데, 실제로도 팔에서 발생하는 신경 질환 중에서 가장 흔한 경우이다.

물론 모든 손저림 증상이 수근관 증후군으로 인한 것은 아니며 아니다. 목에서 나오는 신경이 디스크에 눌리는 경추 디스크, 목에서 손으로 내려오는 신경이 흉곽에서 눌리는 흉곽출구 증후군, 당뇨병성 신경병증이나 갑상선 기능저하증등의 호르몬 문제로 인해서 생기는 순환장애도 수근관 증후군과 비슷한 손저림과 통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본인의 손저림과 손목 통증이 어디서 연유한 것인지를 감별해 보고 싶다면, 양쪽의 손등을 서로 맞댄 상태로 손목을 90도 정도 꺽어보면 간단히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태로 최소 30-45초정도 자세를 유지할 때 손목 부근으로 무감각증, 저림, 통증의 증상이 나타나거나 악화된다면 바로 본인의 증상이 수근관 증후근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수근관 증후군은 일반적으로 손이나 팔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서 자주 보이며, 남성보다는 여성, 임산부, 비만인, 노인, 당뇨병 환자 혹은 갑상선 기능 저하증, 통풍, 류마티스 관절염을 지니고 있는 사람에게서 더 흔하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또 40-60세 사이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예전에는 주로 가사 노동에 시달리는 주부들에게서 발병률이 특히 높았지만, 요즘은 컴퓨터가 가정마다 직장마다 보급됨으로 인해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발병률이 늘고 있다. 만약 컴퓨터 사용량이 많은 사람들이 조금만 일해도 손이 저리기 시작한다면 수근관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수근관 증후군의 특징적인 증상은 주로 신경이 눌림으로서 나타나는데, 저림이나 마비감, 찌르는 듯한 통증, 손가락을 마음껏 움직일 수 없는 불편함들이 가장 일반적이며 대개는 엄지손가락에서 셋째 손가락, 또는 네번째 손가락의 잘반 정도까지 영향을 받는다. 밤에 주로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으며 드물게 팔이나 어깨까지 통증이나 감각이상 증상이 올라가기까지도 한며 두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심할 경우에는 엄지의 근육이 위축되기도 하는데 한방에서는 이러한 수근관 증후군을 일반적인 비증의 하나로 보며 주로 풍, 한, 습의 외사가 손목으로 침습하여 그 부분에 기혈순환 장애를 일으켜 나타나는 것으로 보았다.

보통은 수근관 증후군의 증상이 심할경우는 주로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거나 수술을 권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증세가 비교적 가벼운 초기에는 각종 보존적 치료법을 통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단은 증상이 나타나는 손목은 더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충분히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좋고, 손목 사용을 자제하기 위해 손목 보호대 또는 부목을 사용하여 손목을 고정시키는 것이 좋다. 우선은 이렇게 악화를 막은 후에 진통 소염제같은 약물 치료나 스테로이드 주사치료, 물리치료와 침술과 같은 보전적 치료법들을 병행하면 증상의 완화라는 측면에서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 수술적인 방법을 통해서도 증상의 호전이 보이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된다면 이 때에는 신경의 손상이 이미 상당부분 진행된 것으로 유추되기 때문에 수근관을 넓혀주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게 된 상황이다. 그러므로 수근관 증후군이 의심될 때에는 기다리다 병을 키우기 보다는 바로 가까운 한의원이나 정형외과를 찾아 자세한 진단후 신경의 손상이 더 이상 진행되기 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근관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컴퓨터를 사용시 컴퓨터 밑에 손목 보호를 위한 받침대를 사용하고 장시간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일이 있을 때에는 50분에 10분정도는 꼭 쉬어주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또 치료중이나 이후에도 손목에 무리를 주는 행동은 삼가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