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또는 팔다리를 저리게 하는 가장 흔한 이유, 바로 신경의 이상

50세의 중년 여성이 팔다리가 저리다는 이유로 필자를 찾아 왔다. 환자는 손발이 자주 화끈거린다고 하였는데, 더불어 손에는 피가 통하지 않는 느낌, 발바닥은 뭔가를 한 겹 덧댄 것 같다는 약간은 막연한 증상도 말하였다. 환자는 누군가에게 손발이 저리는 것은 손발의 혈액 순환이 좋지않아서 그런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것도 맞는 말인지도 물어 보았다.

환자와 같이 손발 저림의 원인을 혈액순환 장애 탓으로 돌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손발 저림의 90%이상의 원인은 팔, 다리, 허리, 목 등의 신경계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 환자와 같이 손발이 화끈거린다 이외에도 필자는 진료실에서 환자들이 호소하는 여러가지 증상을 듣게 된다. 때로는 ‘시리다’, ‘저릿저릿하다’, ‘따끔거린다’ 등의 외부의 자극이 없이 생기는 ‘이상 감각’ 과, ‘손을 비비면 모래를 만지는 것 같다’, ‘만지면 남의 살 같다’,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 등과 같은 외부 자극에 대해 비정상적으로 감각을 느끼게 되는 ‘감각이상’이 그 대표적인 예다. 모두 신경의 이상에서 생기는 증상들이다.

위와 같은 이상감각이나 감각이상의 경우 어디에 생기느냐, 즉 그 분포에 따라 원인 질환과 병변의 부위가 달라지게 되는데, 예를 들어 본 환자와 같이 양쪽 손발에 대칭적으로 생기는 저림 증상의 경우엔 대부분 다발성 말초신경 병증(peripheral polyneuropathy)인 경우가 많다. 그 원인으로는 당뇨병이나 만성신장질환, 갑상성질환과 같은 전신 질환이나, 알코올 섭취, 비타민 부족, 특정 약물의 부작용 등 다른 원인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팔 다리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이상감각이나 감각이상의 경우 보통 특정 말초신경이나 목, 허리의 신경근 압박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신경근 압박은 흔히 목이나 허리뼈의 추간판탈출(디스크)에 의한 경우가 많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목뼈나 허리의 단순한 X-ray 촬영 뿐 아니라, 필요한 경우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통해 척추와 추간판, 신경근 등의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 신경전도와 근전도 검사를 통한 신경 및 근육의 기능적 평가도 매우 중요하며, 조직 검사가 진단에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다.

본 환자의 문제는 정확한 검사를 통하여 당뇨로 인한 말초신경병증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적절한 치료와 조절로 증상의 효과적인 개선과 더이상의 악화를 예방할 수 있었다.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은 당뇨환자에서 족부괴사 및 절단과 같은 매우 심한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치료가 시급한 질환 가운데 하나이다. 신경내과 전문의 및 의학박사 임정국 (상담 문의: 임정국 신경내과 571-620-7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