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터널 증후군(수근관 증후군)

46세 여성 환자가 한쪽 손이 아파서 필자를 찾아 왔다. 환자는 통증과 더불어 특히 오른손의 첫째 둘째 손가락이 저리고 마비가 오는 듯한 느낌을 호소 하였다. 오른손 잡이인 환자는 사무직에 종사하고 있었는데, 직장에서 보통 하루 중 약 8시간 가까이 책상 앞에 앉아서 컴퓨터 작업을 하면서 보낸다고 하였다. 손의 통증은 몇 달 전부터 서서히 시작되었고, 주로 밤에 시작되어서 자다가 손이 저려서 깨어나기 시작하였는데, 환자는 그때마다 손목을 주무르거나 털게 되면 통증이 덜해졌다고 한다. 그러다가 얼마 전부터는 증상이 밤낮으로 생기기 시작하면서 손을 사용하거나 물건을 들 때 심해졌다고 하였다. 특히 최근에는 손의 힘이 많이 떨어져서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손을 제대로 사용하기 힘들다고 하였다.

 

환자를 진찰 했을 때 환자의 악력(grip)과 손가락의 근력이 약간 떨어져 있었으며 손가락의 감각도 감소되어 있었다. 환자의 양쪽 손목을 꺾은 채로 손등을 마주 대고 약 1분 정도 유지했을 때 환자의 증상이 유발되었으며, 손목을 진찰 해머로 두드렸을 때도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 손바닥에 생기기도 하였다. 최종적으로 환자에게 신경전도 검사(Nerve Conduction Study)를 진행하였는데, 검사결과 환자의 손목 부위를 지나는 정중신경(median nerve)에 문제가 생긴 ‘손목 터널 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이 생겼음을 알 수 있었다.

 

손목 터널 증후군이란, 손목의 아래에 위치한 신경과 혈관이 지나가는 손목터널이라는 부위에서 신경이 눌리게 되어 생기는 질환으로 보통 인구 20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보통은 비효율적인 손목의 자세, 대부분의 경우 손목이 앞으로 꺾이는 자세를 많이 취하는 경우나 손목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여러 연구에 의하자면 이러한 물리적인 요인 외에도 손목을 지나는 건의 염증이나 부종, 손목 손상, 임신이나 폐경과 같은 호르몬의 변화나, 갑상선 질환이나 당뇨병과 같은 대사 이상, 스테로이드 복용, 퇴행성 또는 류마티스 관절염 등이 수근관 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환자의 신경전도 검사 결과 신경의 손상은 그리 심하지 않았으므로, 비 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시작하였으며, 치료 후 상태가 완치는 물론,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직장에서나 일상에서 병의 원인 될 만한 손의 잘못된 사용을 바로 잡아줄 수 있음으로써, 효과적으로 손목 터널 증후군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