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염진통제 제대로 쓰는 법 (1)

얼마전에 50대의 중년 남성 L씨가 방문했었다. 며칠 전에 갑자기 허리를 삐끗했는데 며칠이 지나도 통증이 낫지 않는다고 했다. 그 동안 뭘 하셨냐고 했더니 그냥 두어도 나으려니 하고 아무 것도 특별히 해본 것은 없다고 했다. 대신 일이 무거운 것을 많이 들어야 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심한 일을 하지 않으려고 며칠 노력은 했지만 아예 일을 쉴 수는 없어서 일을 하셨다고 한다. 그래도 조금씩은 통증이 가시고 있기에 다행이다 싶었지만 혹시나 자신이 병을 키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어 필자를 찾게 되었다고 하셨다.

 

병력을 청취하고 이학적 검진을 통한 진찰을 해보니 응급이라거나 심각하다고 할만한 특이사항을 발견할 수 없었는데 한가지 문제는 L씨는 몸이 비만하고 전반적인 몸의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특히 한자로는 ‘슬괵근’이라고 하고 영어로는 ‘hamstring’이라고 하는 대퇴부 후면 근육의 유연성이 매우 떨어져 있음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과거력을 청취해본 결과 그 동안 몇 년에 한번씩은 이런 식으로 허리가 아팠다가 나았다가를 반복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런 경우에 필자가 접근하는 방식은 두 가지이다. 일단은 현재 아픈 것을 치료해야 하고, 그 다음은 다음에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예방을 해주어야 한다. 일단 현재 아픈 것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필자가 제시한 것은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방법과 온열 찜질과 같은 자가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었고, 재발을 방지하는 방법으로 제시한 것은 물리치료였다.

 

물론 물리치료가 급성 통증에 효과가 좋긴 하지만 급성기의 치료만을 목적으로 물리치료를 처방하면 대부분의 환자는 통증이 가시면 더 이상 물리치료가 필요없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 통증이 오는 것을 방지할 목적으로 물리치료가 필요함을 강조할 수 밖에 없었다.
더우기 L씨의 경우는 경미한 요부 염좌에 불과하기 때문에 거의 1주일 내에 좋아질 수 있는 병이어서 물리치료를 시작도 안해보고 치료를 끝낼 가능성도 있었다. 물리치료가 어떻게 이런 경우에 도움이 되는지는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오늘 칼럼의 제목과도 맞지 않기 때문에 생략하려고 하는데 간단히 말해서 여러가지 스트레칭과 근육 강화 운동을 통해서 근육과 골격의 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앞으로 요통이 빈번해지는 것을 막는 것이 목적이라고 하겠다.
어쨌거나 L씨에게는 필자가 별다른 약 처방을 하지는 않았고 다만 이런 소염진통제를 드십사 하고 메모지에 적어드린 것이 다였다.
그런데 L씨는 이런 진통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꼭 먹어야 하느냐고 물으셨다. 이에 대한 필자의 답은 다음 시간에 이어서 이야기해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