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善) 아니면 악(惡)

동양철학의 음양 이론은 서양의 사고적 관념에도 기본적으로 존재한다. 빛과 암흑, 과학의 질량보존의 법칙, 뉴턴의 작용 반작용 법칙, 양자와 전자, 기독교 신학의 천사와 악마 등등. 인간들은 정 반대의 존재를 인지하면서 우주가 균형을 유지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즉, 선과 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의식적으로 잠재의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런 양극의 사상이 존재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일상생활에서는 가끔 그 경계선이 분명하지 않을때가 있다.

 

내 단골 세탁소의 사모님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 중에 하나다. 셔츠의 깨끗한 세탁은 물론 가끔 단추가 떨어져도 달아주고, 실수로 주머니에 몇불을 넣고 세탁을 맡겨도 일일이 돌려준다. 사실 일부 세탁소에서는 몇불의 돈이 주머니에서 발견되면 돌려주지 않는다고 한다. 돈에 대한 욕심보다는 $5이 나왔는데 혹시라도 손님이 $100이었다고 항의 할 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 아예 $5도 돌려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이 이유가 진심일까? 아니면 변명일까?

 

학생때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한적이 있는데, 식당주인이 팁을 관리했던 기억이 있다. 모든 종업원들은 받은 팁을 팁통에 넣어야 했고, 하루의 비지니스가 끝나면 주인이 사무실에서 팁액수를 정리했다. 그리고 종원들에게 일일이 일정액수를 줬다. 그 배분의 법칙이 모두에게 균등하게 하기 위해서라는 대의명분이 있었지만, 가정이 있는 종업원은 더 주고, 싱글인 종업원은 적게 주고, 주방 종업원들을 위해서 일부 액수는 자신이 적립한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그 누구도 팁의 총액수를 알 수 없었고, 주방 종업원들은 팁을 받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는 선을 가장한 악으로 비춰지고 있었다.
재키 로빈슨은 흑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야구선수로 등극하고 성공한 선수이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 책, TV시리즈등 이미 많이 소개 되어서 일반에게는 아주 익숙한 이름이다. 그런데 그의 성공에 가장 큰 힘은 브르클린 다저스의 구단주였던 Branch Rickey였다. 그는 메이저리그 구단주 중에서 유일한게 처음으로 유색인종을 선수로 기용한 것이다. 그것이 흑인들에게 표를 팔아서 돈을 더 벌기 위해서 보다는 자신의 신앙적 철학 때문이었다. Branch Rickey는 자신의 죽어서 저승에서 심판대에 섰을때, 심판관에게 흑인을 선수로 기용하지 않은 이유가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거짓말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두가지 느낌밖에는 없다. 좋은 느낌과 나쁜 느낌. 즉 선과 악뿐이다. 더 큰 선을 위해서 작은 악은 괜찮다고 스스로 위안하는 것은 이미 악의 경계선으로 넘어선 것이다. 정부가 2주일째 패쇄중이고 두 정당은 아직도 자신의 입장만 고집한다. 이번주 금요일에는 전국의 트럭운전수들이 정부패쇄에 반대해서 위싱턴 디씨의 외곽도로를 점령한다고 한다. 과연 이것 또한 선인가 악인가?
개인에게 가장 큰 경제거래인 주택매매를 다루는 직종에 있다보니, 많은 유혹을 목격할 수가 있다. 여기 저기서 보이지 않게 $5들이 목격되는 것이다. 원래 겁이 많은 나에게는 손님이 모르는 $5을 그냥 주워서 넣기에는 저승사자가 너무 무섭다. 그래서 오늘도 하늘 무서운지를 알면서 열심히 뛰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