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니스 살생부: 파산에서 살아남는 비지니스 (1)

불황이 깊어지면서 파산을 고려하는 자영업자들이 많다. 한인들의 자영업(비지니스) 구조를 들여다 보면 왜 그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한인 비지니스의 특징은 소규모 소자본을 들 수 있다. 대부분 한명 또는 두명(부부의 경우)이 소유주로서 자본은 집의 에퀴티를 사용하거나 친지로 부터 빌린 경우가 다반사이다. 종업원은 주로 가족 구성원이며 그 외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직원이 두세명 정도 있다.

 

 

경기가 좋을때는 소규모 소자본이라하여도 비지니스 운영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경기가 나빠지면 제일 먼저 소규모 소자본의 비지니스들이 타격을 입는다. 일정 수입이 있어야만 경상비에 속하는 렌트, 관리비, 유지비 등을 낼 수 있는데 수입이 갑자기 줄어들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자본(소위 뒷돈)이라도 넉넉하면 어떡해든 버텨 보겠으나, 소자본이다 보니 뒷돈은 금방 바닥이 난다. 친지에게 다시 손을 벌려 볼 수는 있으나 여기에는 한계가 있다. 집의 에퀴티는 이미 소진한 상태이고, 크레딧 카드를 쓰고 또 돌려 막고 해 보지만 그것도 곧 벽에 부딪치고 만다. 가족이 전부 매달려 보지만 인건비는 고사하고 생활비도 안 나온다. 경기가 좋을 때 샀던 고급차는 애물단지가 되버렸고, 몇년전에 좋은 가격에 사겠다던 바이어들도 이젠 낮은 가격에도 사려고 하지 않는다.

 

 

빚은 늘어만 가고 생활은 엉망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파산을 떠올린다. 이쯤되면 죽지 못해 산다는 생각이 들고, 아이들만 아니라면 어디론가 잠적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파산을 하자니 비지니스를 잃게 될 것 같아 고민이다. 지금은 바이어가 없다지만 경기만 풀리면 좋은 가격에 팔 수도 있는 비지니스, 정말 빚만 없애고 비지니스는 보호받을 수 없을까 많은 분들이 문의한다.
파산을 하면서 비지니스를 보호받기 위해서는 제법 면밀한 준비와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우선은 비지니스의 가치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발렌스쉬트(대차대조표)가 필요하다. 발렌스쉬트를 통해 비지니스의 자산과 부채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입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인컴스테이트멘트(손익계산서)가 필요하다. 과연 얼마만큼의 돈이 들어왔고(수입) 또 지출은 어떤 내용들(경비 등)이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중요한 서류는 리즈계약서(임대계약서)가 되겠다. 어느정도의 리즈기간이 남았는지, 렌트는 얼마인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한인들은 서류에 약하다. 발렌스쉬트가 무엇인지 인컴스테이트멘트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분들이 많다. 그도 그럴것이 모두 영어로 쓰여 있고 평소에는 사용되지 않는 서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산하면서 비지니스를 보호받기 위해 무척 중요한 서류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파산법원에서는 여기 기술된 여러가지의 서류와 파산자의 증언을 토대로 과연 비지니스를 살릴 것인지 아니면 죽일지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파산법원의 비지니스 살생부에서 생편에 실리기 위해서는 다소 번거롭고 비용이 든다고 하여도 서류준비를 제대로 할 필요가 있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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