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의 한의학적 접근 (1)

불임이란 약 1년간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 중에서 과거에 한번도 임신을 해본 적이 없는 상태로 계속 임신이 되지 않는 것을 원발성 불임증이라고 하고, 임신 경험이 있는 부부가 유산 또는 분만 후 무월경이 끝난 뒤부터 만 1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속발성 불임증이라고 합니다.
결혼 후의 임신율은 부부의 연령, 결혼기간, 성교횟수 등에 의해 결정됩니다. 수태능은 한 번의 월경 주기 동안에 임신을 할 수 있는 확률을 말하며, 가임력은 한 번의 월경 주기 동안에 정상적으로 건강한 태아를 출산할 수 있는 확률을 말합니다. 정상적인 한 부부의 수태능은 약 20-25% 정도입니다.

한의학 문헌에서 또한 불임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경악전서>는 불임증에 대하여 논리적으로 상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동의보감>에서는 “임신할 수 있게 하는 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단계심법>에서는 여성 불임이 월경력과 상관성이 있음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의학입문>에서는 남성 불임이 정액과 상관성이 있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여성의 경우 조경종옥탕, 온경탕, 도담탕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성의 나이와 수태능의 저하와는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수태능의 저하는 30대 초반에서 시작되어 30대 후반과 40대 초반에 가속화됩니다. 여성 배우자의 나이가 35-44세인 부부의 대략 30%정도가 불임입니다.

불임의 중요한 요인으로는 남성 인자에 의한 불임, 배란 인자, 난관 및 골반 인자, 자궁경부 인자, 기타 자궁의 비정상, 면역학적 인자, 감염 등이 있습니다. 원인에 관한 빈도를 살펴보자면 남성 원인이 약 25-40%, 쌍방 요인이 약 10%, 여성 요인이 40-55%, 원인 불명이 약 10%입니다. 여성에 있어서 불임 요인으로는 배란장애가 약 30-40%, 난관 및 골반 인자가 약 30-40%, 원인 불명이 약 10-15%, 복합적 인자가 약 10-15%입니다. 남성에 있어서는 정충 생산 감소(정맥류, 고환부전, 내분비 이상, 잠복 고환, 스트레스, 흡연, 열), 도관장치 폐쇄(부고환 감염후, 선천적인 수정란 결손, 정관 결찰 후, 사정관 감염 후), 질로의 운반장애(사정 장애, 요도하열, 성기능 이상), 비정상 정액(양의 이상, 정자 사명증과 응집, 고점도)등이 원인입니다.

한의학에서는 불임을 신허, 간울, 습담, 기혈허약, 어혈, 습열 등으로 변증하여 치료하는데 신허, 간울, 습담, 기혈허약 등은 배란 요인, 자궁경부 요인, 영양 및 대사성 요인 등과 관련을 짓고, 어혈과 습열은 난관 및 복막 요인과 자궁 요인 등과 관련을 짓습니다. 나아가 면역학적 요인은 음허양항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가지 염두에 두실 사항은 불임은 한방과 양방의 협진이 매우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필자의 경험에서도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에 근무하던 시절, 양방 산부인과에서 시험관 아기의 시술 후 낮은 착상률로 인해 환자가 한약을 복용하고자 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였고, 이에 한방 부인과에서 한의학 치료를 위해 협진을 자주 했던 것을 목격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