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서 득점하는 현실적 해결책

월드컵 축구를 보면서 생각해 보았다. 해설가들의 해박한 설명과 전략분석, 경기진행 방법, 진영구축 방식, 속공과 수비중심의 차이등등. 그러나 우승하는 팀은 항상 골을 더 많이 넣은 팀이다. 수비를 더 잘한 팀도, 패스 성공률이 높은 팀도, 실책이 적은 팀도, 항상 상대보다 골을 더 많이 넣은 팀에게 이길 수는 없다.
몇년전의 영화 Money Ball에서도 이를 실질적으로 증명해 주었다. 미 프로야구 단장이 홈런 잘 치는 선수, 타율이 높은 선수, 타고난 능력의 수퍼스타를 찾는 대신에, 출루율이 높은 선수를 찾아 모았다. 출루율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1루에 진출하는 선수를 말한다. 한국의 추신수가 각광받는 이유도 몸에 볼을 맞던, 홈런을 치던, 꼭 1루에 나아가기 때문이다. 야구도 상대보다 득점을 많이 팀이 이기는 게임이다. 득점을 하려면 1루에 진출하는 선수가 많아야 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매매라는 게임은 주택을 팔아야 이기는 게임이다. 이 게임에서는 동네에서 제일 비싼 리스팅, 가장 고급 업그레이드, 가장 편한 교통, 가장 안락한 위치가 승리를 가져다 주지 않는다. 어찌되었던 주택을 팔아야 이기는 것이다. 그리고 주택을 팔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건은 ‘가격’이다. 축구에서 아무리 패스를 100% 성공시키고, 상대보다 공을 더 많은 시간 갖고 있어도, 골을 넣지 못하면 지고 만다.
3년전에 198만불에 리스팅이 된 주택이 있었다. 적극적인 마케팅과 엄청난 시간(15주 연속 주말 오픈하우스 개최)을 통해서 오퍼가 들어왔다. 170만불에 현찰로 중국 바이어가 10일안에 세틀먼트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셀러는 185만불 이하는 절대 팔고 싶지 않다고, 오퍼를 거절했다. 3년이 지나서 다른 부동산 회사와 리스팅을 165만불에 내렸지만, 매물로 나온지 3년 이상 되었다는 딱지에 바이어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지난 달에 159만불에 팔렸다. 셀러의 자존심이 11만불과 3년간의 모게지, 정신적 스트레스를 초래한 것이다.
셀러들이 인식해야 하는 예민하면서도 중요한 관점은, 감정사는 감정가치을 정하고, 카운티에서는 세금가치를 정하고, 인터넷은 대강대강 가치를 정하고, 셀러는 원하는 판매가격을 정하지만 매매가치는 바이어가 정하는 것이다.

 

즉 셀러는 자신이 원하는 가격을 지불할 바이어를 기다리던지, 아니면 바이어들이 원하는 가격으로 팔 것인가를 정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리스팅이 2달이 지나도 오퍼가 없다면, 셀러의 가치와 바이어의 가치에 아직도 큰 폭의 이견이 있음을 단정하면 된다. 그리고 이 의견차이는 셀러라는 개인의 의견과 바이어들이라는 대중적 의견의 충돌이다. 개인과 대중의 의견 충돌시, 개인이 대중의 의견을 바꾸기 보다는, 대중의 의견에 편향하는 것이 더 쉬운 타협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