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관‘ 이성민, “‘아재‘말고 로다주가 되려고 했다“

배우 이성민(49)은 영화 ’보안관’에 참여하며 할리우드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자신의 라이벌로 꼽았다.

이성민은 “로다주는 나보다 나이 많은 형님”이라며 “사람들이 그를 보고 ’아재’라고 하지는 않지 않나. 우리 딸도 좋아한다. ’이번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고 웃었다.

부산 기장을 무대로, 동네 ’보안관’을 자처하는 오지랖 넓은 전직 형사 대호(이성민)가 서울에서 내려온 성공한 사업가 종진(조진웅)을 홀로 마약사범으로 의심하며 벌어지는 로컬수사인 ’보안관’ 속 이성민은 근육질은 아니지만 탄탄한 몸매로 눈길을 끈다.

딱 달라붙은 민소매에, 보트 운전을 멋지게 뽐내는 그는 매력적이다. (아주 약~간 부족하긴 하지만) 한국의 ’로다주’라고 해도 될 만하다.

그는 “파주 액션 스쿨 인근 헤이리를 한 달 반가량을 뛰며 트레이닝했다. 처음에는 뱃살도 처지고 살도 하야니 민망했다. 창피해 선글라스 끼니 더 쳐다보는 것 같아 민망했다”고 회상했다.

“집에서 구박을 많이 받았어요. 몸이 올라오니 자꾸 옷을 벗더라고요. ’이래서 몸 좋은 친구들이 막 벗는구나’ 생각했죠(웃음). 속옷만 입고 오일 바르고 베란다에 기어가서 태닝도 했죠. 구박 받으면서 몸을 만들었는데 지금은 원래대로 돌아왔어요.”

그가 맡은 대호는 마을 일에 참견을 다 하고 다니는 인물이다. 현실 속 이성민은 ’오지라퍼’는 아니었단다. 이성민은 “지금은 사람들의 이야기 듣고 관심을 가지려고 하는데 예전에는 나 살기도 바빠 이기적이었다.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 같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의 따뜻한 마음씨는 과거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본인만 생각했다고 했는데 인터뷰 중 도둑을 잡았다가 놓아준 일화가 마음씨를 알게 했다.

“예전에 다세대 주택 5층에 살 때 도둑을 잡은 적이 있어요. 이걸 얘기해야 하나 모르겠네요. 새벽에 담배를 피우러 올라갔는데 이상한 소리가 나서 보니 지붕 옥상에 사람이 있더라고요. 에어컨 실외기를 떼어가는구나 생각했죠. ’거기 있는 것 안다. 나오라’고 했는데 뛰어 도망가더라고요. 한 1km는 뛴 것 같은데 잡고 보니 나이가 좀 있는 사람이었죠. 벨트를 잡고 자루에 훔친 물건을 보니 알루미늄판을 잘랐더라고요. 생계형 도둑이었죠. 할 말이 없었어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이 동네 다시는 나타나지 말라. 얼굴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고 했죠. 그러곤 보내줬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도둑을 풀어준 이성민을 비난할 수도 있지만 인간적인 모습이 보기 좋다. 도둑을 잡기 위해 뛰어다닌 그를 칭찬하니 손사래를 쳤다. 그는 “난 겁이 많다”며 “20대 때 소매치기를 쫓기도 했는데 골목으로 들어가니 너무 겁이 나 못 쫓아 들어가겠더라”는 과거 일화도 전했다.

이성민은 액션을 싫어하는데 “남자배우이기에 피할 수 없다”고 웃으며 “몸으로 부딪히는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거의 맞는 연기였다. (조)진웅이가 잽을 날리면 뒤로 고개를 까딱해야 하는데 잘하지 못하니 목 디스크가 올 지경이었다. 첫날 촬영에 담이 와서 고생한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이성민은 최근 MBC ’라디오스타’에 잠깐 출연해 대중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보안관’의 김성균, 김혜은, 조우진, 배정남이 출연한 가운데, 잠시 인사한 것. 그는 “예능 울렁증 때문에 이야기를 잘 못한다”며 “잠깐 출연했는데 식구들 같은 사람들과 같이 있으니 편했던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라디오스타’를 보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 연기를 하면서 이런 예능 출연도 해야 한다면 ’절대 피하지 말고, 또 버겁더라도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라디오스타’ 대기실에서 촬영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 친구들이 녹화 끝나고 들어오는데 눈이 다들 시뻘겋더라”고 되짚었다.

“대기실에서 얘기를 들어보니 (조)우진이와 (배)정남이 모두 청심환을 먹었다고 하더라고요. 또 정남이가 방송 끝나고는 ’행님, 보안관 검색어 1등 못 올려서 죄송합니다’라고 했는데 그 말이 생각을 많이 하게 했어요. 고마웠죠.”

이성민은 여전히 본인의 연기에 대해 “늘 창피하다”고 말했다. “어떤 배우가 대충 연기를 하나요. 다 열심히 하고 열심히 만들어요. 하지만 뭔가 잘 안 될 때는 위기의식이 생기죠. 불안감도 있고요. 잘되면 자신감도 생기는데 잘 안 되면 많은 것을 걸고 다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다행인 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거예요. 정남이하고도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 연기를 해오면서 주위에 어떤 사람이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는 걸 새삼 느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