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떨어진 돌을 방치한채 사는 우리들

병원에서 일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증상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특히 미국에서 일을 하다보니 다양한 인종을 보게되는 것도 보너스다.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환자가 교정을 받으면서 건강이 회복되다 보니 원래 먹던 약을 먹지 않아도 되는 일이 생기거나, 스케줄 잡았던 수술을 취소해도 되는 경우이다. 이렇게 교정을 받고 결과가 좋아지면 주변 사람들을 소개도 시켜주고, 심지어 카이로프랙터가 되려고 학교를 알아보는 환자도 생긴다.

 

 

그런데 문제는 교정을 받아도 증상이 회복되지 않는 소수의 환자들이나, 아예 카이로프랙틱이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원인을 정확하게 찾고 제대로 교정을 해도 환자의 증상이 쉽게 회복되지 않고 치료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병이 만성이라 몸이 회복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지만, 그 밖에 중요한 사실은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일반 의학상식으로 카이로프랙틱 교정치료를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일단 아파서 보통 병원에 가면 의사는 증상을 검사하고 대증치료를 해서 통증을 줄이려고 한다. 상태에 따라서 심각하지 않는 경우는 애드빌이나 타이레놀 같은 약을 처방하고 만약 증상이 심각하면 병원에서만 처방받을 수 있는 강한 약, 심지어 스테로이드나 마약 성분이 있는 약도 처방을 한다. 대게는 이렇게 약이나 주사를 맞으면 통증이 줄어들기 때문에 환자는 병원에 간 목적을 달성했고 병이 나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병원치료다. 단순히 통증을 떠나서 혈압이 높으면 혈압약 먹고 혈압을 낮추고,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콜레스테롤 약먹고 수치를 낮추고, 그래서 증상에 변화가 있거나 검사결과 수치가 바뀌면 몸이 회복되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마치 몸에 이상 증상이 생기게 된 것이 특정 약물 결핍으로 인해 생긴 것처럼 여기는 것과 같다. 만약 약이 듣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의사를 만나 다른 약을 먹는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다보면 약에 의한 부작용도 생기고 병은 만성이 되고 병의 원인은 깊숙히 숨어 버리게 된다.
보통 사람들은 카이로프랙틱 병원에 올때도 위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내원한다. 즉 교정을 받아서 증상을 빨리 치료하는 것이 목표다. 당연히 증상의 원인을 제거하면 증상은 저절로 없어지게 되어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꼭 이해해야 하는 것이 있다. 진정한 카이로프랙틱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한 예를 들어보자. 발등에 바위가 떨어졌다고 생각해보자. 충격때문에 발을 다치고 발이 염증으로 퉁퉁 붓기 시작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환자가 본인에게 오면 본인이 치료하는 것은 단 한가지이다. 발등에 떨어진 바위를 치워주는 것이다. 바위를 치워야 손상된 발이 치료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발등에 떨어진 바위는 치울 생각을 하지 않고 염증으로 부어서 생긴 통증만 없애려고 한다. 그러니까 통증약 먹고 주사고 맞는데 물론 일시적으로 안아플수도 있지만 바위가 발을 계속 누르고 있으면 다시 통증이 생기게 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결국 발은 퇴화되고 쓰지 못하게 된다.

 

 

척추가 틀어지면 틀어진 뼈는 그 아래에 있는 디스크를 누르게 된다. 디스크가 눌리면 손상되면서 정도에 따라 크고 작은 염증이 생긴다. 그 결과 근육이 뭉치면서 관절을 잡아주려고 하고, 손상이 심할 경우엔 신경이나 혈관을 압박할 수도 있다. 카이로프랙터가 하는 일은 틀어진 뼈를 찾아서 교정을 통해 디스크를 누르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찢어진 디스크도 결국 자연적으로 회복되고 염증도 서서히 사라지게 된다. 물론 뼈가 교정되었다고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찢어진 부위가 아무는데도 최소 며칠에서 몇달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이 컨셉을 이해하고 교정과 함께 생활습관을 함께 바꿔나가며 손상된 부위가 잘 회복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교정이 잘 되어도 손상된 부위가 회복하는데는 시간이 걸리고, 또한 생활하는 과정 속에서 다시 재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미미한 증상이 조금 생겼을때 원인을 치료하면 매우 간단하지만, 증상이 심각하지 않다고 방치하거나 약을 먹고 증상만 없애면서 시간을 보내면, 그 시간을 보낸 만큼의 치료기간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한 것처럼 병의 치료도 빨리 증상을 없애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올바른 치료방향을 잡고 있느냐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