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잃었을 때, 무엇을 해야 하나요?

Q: 앞이 캄캄하네요. 사업이 망하고, 얼마 전에는 집이 넘어갔습니다. 삼십여 년 전에 미국에 단돈 백 불을 들고 와서 아내와 함께 죽기 살기로 일을 해서 일궈놓은 사업인데, 지인에게 사기를 당해 사업체를 날리고, 그 후 모기지를 낼 수 없어 집도 넘어갔습니다. 그동안 아이들 키우느라 은퇴연금을 따로 부은 것도 없고 늘그막에 사업체를 팔아 은퇴를 하려고 했는데, 그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은행에선 우리 보고 나가 달라고 편지도 보냈고, 얼마 전엔 강제퇴거를 하겠다는 법정 통지문도 보내왔습니다. 너무 허탈해 눈물도 안 나오네요. 그나마 아이들은 이제 모두 성인이고, 학교를 다니는 막내를 빼곤 모두 좋은 일자리를 가지고 있어 다행이기는 합니다만, 너무 막막하네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네요. 이런 상담도 하시나요?

 

 

 

A: 삼십여 년 전에 백 불을 가지고 이민 생활을 시작하셨다고 하셨는데, 어떤가요 지금 백 불은 있으신가요? 최소한 본전은 주머니에 있겠지요. 시간은 더디게 가지만, 세월은 빠르게 간다고 했던가요? 세월이 흘러 어느덧 아이들은 성인이 되고 질문하신 분은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고, 그렇게 도도히 흐르는 강물처럼 시간은 흘러갔겠지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했습니다. 삶이라는 것이 그렇게 우리 뜻대로만 되지는 않네요. 다만 우리는 최선을 다할 뿐, 결과는 하늘에 맡기는 수 밖엔 없겠지요. 건강은 어떠신가요? 재산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은 것을,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그나마 건강은 잘 챙기고 계시는지요. 재산은 있다가도 없는 것입니다. 어제의 재벌이 오늘 한 푼도 없는 사람이 되는가 하면, 어제의 점소이가 오늘은 번듯한 요리점의 주인이 되어 있기도 하는 것이 세상입니다. 세상이 요지경이라는 것을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막상 눈 앞에 큰 일이 닥치면 그런 것들은 모두 잊혀지고, 발등의 불만 보이지요.

 

 

우선 노인 아파트 신청을 하세요. 요즘 통상 1년에서 4년이 걸린다고 하네요. 아울러서 파산 신청을 해 빚 정리를 하시고, 또한 강제 퇴거까지의 기간을 연장하도록 하세요. 메디케이드 혜택을 안 받고 계시다면, 바로 신청을 하시고요. 아이들에겐 허심탄회하게 현재의 사정을 이야기하시고요. 나이가 들면 어려운 것이 버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마음에 담긴 그 무엇이든, 집 안에 있는 집기며 생활용품도 꼭 필요한 것 외엔 모두 버릴 수 있는 그런 지혜가 필요할 것 같네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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