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주 CEO, 고용세 탈세로 10년 징역형

얼마 전 비행기 여행 중 재미있게 본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The Wizard of Lies” 라는 영화가 있다. 미국 최대의 월스트릿 사기꾼 버니 매도프 (Bernie Madoff)가 폰지 수법(Ponzi Scheme)을 이용해 약 72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한 과정과 그 가족의 몰락을 다룬 영화다. 감옥에 있는 그를 인터뷰하는 작가의 나레이션으로 진행되었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로버트 드니로가 그려낸 사기꾼 매도프(Madoff)였다. 그는 차분한 말씨에 침착하고 정직해보여 신뢰가 가는 안정된 느낌의 중년신사였다. 만만치 않은 월스트릿의 자산가들이 앞을 다투어 그에게 돈을 맡긴 이유 중에 하나였으리라. 이 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사건이 우리 주위에서도 일어났다.

 

2017년 7월 미연방법원은 메릴랜드 포토맥에 거주하던 인도계 미국인 의사 Dr. Sreedhar Potarazu 씨에게 10년의 징역과 3년의 보호관찰 형을 선고했다. $49 million의 주주 투자금 반환과 $7.6 million의 고용세 납부도 명령했다. 올해 51세인 안과의사 Potarazu씨는 어릴 때부터 똑똑해서 만 15세에 대학을 입학했고 의대 졸업 후에는 MBA학위도 따는 등 성공한 의사이자 유망한 사업가로 알려져 있었다. 2000년 버지니아 맥클린에 VitalSpring Technologies Inc라는 회사를 창업하고 각종 의료 정보를 분석하여 제공하는 사업을 해왔다.
그러다 2014년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 내에서 일반인들이 의료비를 대폭 줄일 수 있는 혁신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에 성공했다며, 마무리 단계에 있는 회사 매각 딜이 성사될 경우 주주들이 바로 투자금의 몇 배를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프레젠테이션으로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1차 투자자들이었던 주위 친구들과 동료 의사들에게서 지인들로까지 확대되어 그가 체포되던 2016년 전까지 총 $49 million의 투자금이 유치되었다.

 

그러나 정부의 조사 과정에서 VitalSpring 이라는 회사는 한 번도 이익을 창출한 적이 없는 회사였으며 매각관련 딜도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투자 유치 과정에서 사용한 허위 세금보고양식과 재무제표, 비즈니스 계약서를 통해 정확한 세금보고와 탄탄한 재정상태를 피력하고 있다. 미심쩍어하는 주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그는 마치 영화감독이 배우를 선정하듯 고용인으로 하여금 유명 Fortune 500 회사의 변호사인 것처럼 행동하며 주주 컨퍼런스에서 회사 매입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게 하는 등의 쇼를 벌이기도 했다.
Potarazu씨는 친지들과 의사 친구들로부터 투자받은 은퇴연금과 평생 저축자금을 다른 목적에 썼다. 자신을 소위 워싱턴 벨트웨이 내의 유명인사이자 오피니언 리더로 부각시키기 위해, 3억 달러 이상을 대선캠프에 기부하는가 하면 거액을 써서 책을 출간하고 TV 방송 출연에 힘썼다. 그러면서도 회사가 직원들의 급여에서 원천징수한 세금은 정부에 보고하지 않았고 IRS의 계속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고용세 보고와 납부를 기피해오며 결국엔 $7.5 million이 넘는 세금빚을 지게 됐다. IRS내 형사부서와 FBI, 법무부 검사들의 합작 수사로 기소한 이 사건의 재판은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 지역의 연방법원에서 다루어졌다.

 

마지막 선고를 내리기 전, 미연방법원의 제럴드 부르스 리 판사는 “본인을 믿어준 친구들과 가족, 심지어 스승(mentor)에게까지 사기를 치다니… 에고(ego) 문제이거나 욕심(greed) 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며 어이없어 했다. 촉망받던 의사이자 사업가였던 그가 재산 압류와 벌금형, 이혼, 가족과 친구들의 불신 그리고 10년의 징역형을 상상이나 했을까. 버니 매도프의 경우처럼, 그도 주위의 신뢰와 선망을 받는 전문가가 아니었다면 사람들이 앞을 다투어 은퇴자금을 털어서 맡겼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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