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통증과 대체의학 – 1편

대체 의학이라하면 도대체 무슨 말인가 감이 오지 않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대체의학이란 무슨 사이비 의학을 말하는 것도 차세대 의학이라는 말도 아니다. 글자 그대로 대체의학이란 정통 의학은 아니지만 현존하고 있는 의학을 보완해줄 수 있으리라고 믿어지는 치료를 말하는 것이다. 혹자는 보완의학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대체의학적 요법들이 현대 의학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여러가지 요법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효과가 증명이 되지 않은 것이 많고 증명이 이미 된 것도 계속된 연구에서 결과가 뒤집히기도 하기 때문에 의사들은 함부로 대체의학을 추천하기를 꺼려한다.

 

필자도 어느 정도 증명이 된 것이 아니라면 환자들에게 이렇게 저렇게 해보라고 말하기가 참 어렵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의학적 치료방법에 거의 대부분의 환자들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대 의학에서는 대체의학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한번 설명해 볼 필요를 느끼게 되었다. 필자가 통증의학 전문의이기 때문에 본 칼럼에서는 주로 통증을 위주로 대체의학이 어떻게 쓰이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먼저 대체의학의 범주는 매우 넓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예를 들어 한인들에게 매우 친숙한 침술, 카이로프랙틱, 마사지, 건강 보조식품, 한약 등도 대체의학이고 아로마 요법, 요가, 태극권, 심지어는 치유를 바라는 신에게 드리는 기도도 대체의학이라고 분류된다. 즉, 병원에서 행해지는 치료가 아니면서도 뭔가 환자가 낫기를 바라는 의도로 취하는 거의 모든 행동이 다 들어간다. 이런 치유를 의도한 행위들에 대해서 의학계에서 구태여 대체의학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이유는 그 효과가 증명이 될 경우 언제든지 제도권 의학으로 편입을 시킬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즉, 한국 사람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진작에 이런 대체의학의 효과에 대한 관심이 있어왔다는 것이다. 2009년을 예로 들면 NIH(미국 국립 보건원)에서 대체의학의 효능을 증명하기 위한 연구에 2억9천6백만불을 썼다. 물론 NIH가 의학연구에 쓴 돈의 총액이 2008년 기준 1천1백4십억불(대체의학연구에 들어간 돈을 포함)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적은 돈일 수도 있지만 미국에서도 대체의학은 관심 분야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침술부터 시작해보자. 과연 침이 효과가 있을까? 물론 침구사나 한의사들에게 이렇게 묻는 것은 아주 고약하고 예의없는 질문이 될 수 있다. 이미 효과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오랜 세월 동안 존재해온 치료법을 가지고 현대의학의 기준으로 효과가 있는지 되묻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21세기는 과학의 세기이고 그 어떤 치료법도 과학적 방법론으로 증명이 되어야 인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므로 일단 의학계에서 침술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리고 있는지 다음 시간에 살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