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통증

39세 여성환자가 오래된 통증으로 필자를 찾아왔다. 환자는 온몸이 다 아프다고 하였는데, 여러 부의의 근육통 및 관절통을 호소하였다. 이 외에도 환자는 두통, 손발저림, 어지럼증 및 심한 불면증도 있었다. 조금만 무리를 해도 쉽게 피로를 느끼며, 푹자고 일어나도 아침에 상쾌한 느낌이 전혀 없다고 한다. 일상생활 중에도 집중력이 극도로 떨어져 일하는데 심한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환자를 진찰하였을때 머리뒤쪽, 어깨, 등, 허리, 팔, 무릎, 그리고 다리 등에서 많은 압통점(눌러봐서 아픈부위)이 있었다. 혈액 검사를 포함한 다른 검사 소견들은 모두 정상이었다.

 

 

필자를 찾아온 이 환자는 우울증, 하지불안증, 수면무호흡증 및 건초염과 같은 다양한 국소근골격계 질환도 같이 동반하고 있었다. 환자의 상태는 2010년 미국류마티스협회(American College of Rheumatology, ACR)가 제시한 섬유근통증후군(Fibromyalgia syndrome) 진단기준에 부합하였다. 한 연구에 의하면 전체인구 중 약 10%에서 전신의 만성 통증이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이러한 통증을 설명할 수 있는 특별한 질병이나 신체 이상을 발견할 수 없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이 연구에 의하면 이들 중 많은 수가 섬유근통증후군 진단 기준에 합당한 증상 및 징후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어떻게 섬유근통증후군이 발생하는가에 대한 많은 연구 결과가 있다. 그 가운데 흥미로운 사실은 섬유근통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중추신경계는 정상인과 다르다는 점이다. 조사에 따르면 섬유근통 환자의 뇌를 기능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RI)으로 촬영했을때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특정 뇌부위가 매우 활성화 되어 있는 사실을 발견하였고 또한 뇌로부터 시작되는 하행통증억제경로가 이들 환자에게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지금도 계속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앞으로도 어떻게 섬유근통이 생기는가하는 질문에 대한 많은 답을 곧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섬유근통증후군은 만성적인 경과를 거치지만 진행하지는 않는다. 주의할 점은 섬유근통증후군은 이를 진단할 특이한 검사가 없는 관계로 류마티스관절염, 전신홍반루프스와 같은 염증성 류마티스질환, 골관절염, 요추관협착증과 같은 비염증성 근골격계질환 등을 감별해야 함이 관건이므로 관련분야 여러 전문의들의 정확한 진단과 협진이 섬유근통증후군 치료에 필요하다. 본 환자의 경우도 효과적인 치료를 통해 통증의 상당 부분이 호전 될 수 있었다.